국내외 연구진이 외부 전기나 태양광 에너지 없이 그린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과 장지욱 교수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동화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토머스 하라미요 교수팀과 함께 바이오 디젤 부산물인 글리세롤(Glycerol)을 이용해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전력 없이 작동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글리세르산(Glyceric Acid)도 함께 얻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알려졌다.
과산화수소는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이 펄프 표백, 반도체 세정 공정에서 소비되며 연료전지 산화제나 에너지 저장체로도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생산 방식은 고가의 수소와 유기용제, 대량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안트라퀴논(Anthraquinone) 공정에 의존하고 있으며 다량의 유기 오염물과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되고 있다.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오염물이나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고 전기나 태양광 등 외부 에너지를 쓰지 않으면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양극에서 글리세롤이 자발적으로 산화돼 글리세르산으로 바뀌며 전자를 내놓고, 전자가 음극으로 이동해 산소를 환원시켜 과산화수소를 만드는 방식으로 실험에서 분당 1평방센티미터 면적에서 약 8.475마이크로몰의 과산화수소를 만들어 기존 안트라퀴논 공정의 단위면적당 생산 속도와 유사한 수준임이 확인됐다.
장지욱 교수는 “글리세롤이라는 저비용 바이오 디젤 부산물로 과산화수소와 고부가 화합물을 동시에 생산하고, 전기까지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과 지속 가능성을 모두 갖추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 합성 연구저널인 네이처 신서시스(Nature Synthesis) 8월호에 게재됐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