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버려지는 흑연 부산물로 고순도 흑연 음극재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유진·박상훈 박사 연구팀이 흑연 부산물의 금속 불순물을 처리하는 신공정을 개발해 상용 흑연 음극재와 비슷한 수준의 경제성을 갖는 흑연 음극재를 제작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연은 전기자동차(EV)용 LiB(리튬이온전지) 음극재의 핵심 원료로 배터리 제조 원가의 10%를 차지한다.
한국은 음극재용 흑연의 90% 이상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미국 상무부가 7월 중국산 음극재용 흑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앞으로 중국산 흑연의 안정적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흑연 부산물로부터 고순도·고성능 음극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한 산 처리와 섭씨 2000도 이상의 초고온 열처리 과정을 통해 부산물 내부의 금속 불순물을 완벽히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오염과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
에너지연 연구팀은 초음파 처리를 통한 표면 불순물 제거, 내부 금속 불순물 제거, 표면 탄소 코팅을 통한 구조 복원의 3단계 공정을 개발했다.
실제로 제조한 흑연 음극재는 최초 충·방전 효율 92%, 용량은 그램당 362mAh로 상용 흑연 음극재와 동등한 수준이었으며 20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98%를 유지해 높은 안정성까지 입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기술보다 저온에서도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상용 흑연과 비교했을 때 생산 비용을 60% 정도 절감할 수 있다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열 처리와 산 처리가 필요 없는 공정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유진 박사는 “흑연은 전략 광물로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국내 산업 부산물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음극재를 확보함으로써 흑연의 수급 안정성을 강화하고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