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공법 혁신으로 순도 99.3% 달성 … 한국은 수입의존도 100%
중국이 ENB(Ethylidenenorbornene) 국산화를 실현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NB는 합성고무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 생산의 핵심원료로 중합 활성이 높고 가황 속도가 빠르며 부반응이 적어 95% 이상 EPDM 합성에 활용되고 있다.
주요 다운스트림 분야는 자동차로 경량화 소재나 연료효율 개선 및 안정성 향상을 위한 부품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EV) 배터리 팩용 고무 씰은 EPDM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ENB는 고성능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생산에 사용돼 스마트폰, 노트북과 같은 휴대용 전자기기 케이스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 우수한 차단 성능을 갖추어 신선식품 비닐랩이나 음료 밀폐마개와 같은 식품포장재에 활용되며 건축용 방수 시트, 전선 케이블 피복 등 건축자재에도 사용되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EPDM 생산량의 56%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량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내수가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정부의 지원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고속 성장한 전기자동차 분야와 인프라‧건설 수요 증가에 힘입어 산업용 개스킷, 전기 단열재, 자동차 씰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화학기업들도 잇달아 중국 투자에 나서고 있다.
독일 랑세스(LANXESS)는 2016년 중국 창저우(Cangzhou)에 생산능력 16만톤의 신규 EPDM 플랜트를 건설했으며, 벨기에 이네오스(INEOS)는 EPDM 생산기업과 기존 수요기업의 ENB 수요가 증가하자 중국 ENB 생산설비를 추가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화학기업들의 ENB 생산기술 국산화 실현 역시 주목되고 있다.
먼저 Henghe Materials & Science Technology는 최초로 ENB 대량생산이 가능한 플랜트를 완공했으며 현재 ENB 생산능력 2만5000톤을 가동하고 있다.
C5, C9 자원순환 종합 활용 기술 및 석유수지 수소화 품질 개선 공정을 포함해 다수의 자체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ENB 생산공정 중 원료 확보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4월에는 ENB 공정기술에 관한 특허 CN116239437B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황산 공정을 이형 고체산 촉매 공정으로 대체해 탈수효율을 향상시킨 기술로, 정밀분리 기술을 최적화함으로써 ENB 및 부산물인 NB(Nitrile Butadiene) 분리 코스트 절감에 성공했고 중국 ENB 순도 평균 98.8-99.0%을 넘어 목표 순도 99.3%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Henghe Materials & Science Technology의 모기업인 Zhejiang Henghe Industrial Group은 톈진(Tianjin) 남강공업지구에 51억위안(약 9700억원)을 투자해 C5, C9 통합 활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능력 25만톤의 C5 분리장치와 35만톤의 C9 분리장치를 포함해 10기의 신규 생산설비를 건설하고 있으며 ENB 2만톤 플랜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Rongsheng New Materials 는 ENB 생산능력 5만톤의 신규 생산설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ENB 소비량이 2023년 약 1만8000톤으로 집계됐으며 연평균 7.6% 증가해 2028년 2만6000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용을 포함한 고부가제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분리 및 정제 기술의 한계가 극복 과제로 지적된다. 중국산 ENB는 순도가 98.5-99.0%인 반면, 글로벌기업의 고부가제품은 평균 순도가 99.5%에 달해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ENB 시장은 수익성 측면에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ENB 가격은 메이저 중심으로 형성돼 수급 영향이 제한적이며 2023년 기준 이익률이 28%를 상회하며 화학 사업 중 특히 안정적인 이윤을 창출하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한국은 중국과 대조적으로 ENB 생산설비가 전무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ENB 소비의 95%를 차지하는 EPDM 합성원료를 국산화하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안 한국은 수입 코스트 부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합성고무 시장은 생산기술에 대한 자립과 공급망 안보가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도 ENB 활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ENB 국산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며, 촉매제 개발과 반응기 최적화 설계를 통한 ENB 코스트 절감 및 효율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ENB 생산에 사용되는 Diels-Alder 반응법은 코스트 측면에서 경제적 이점이 있으나 수율, 순도가 제한적인 한계가 있다. 생산효율 극대화를 위해서는 신형 촉진제를 연구개발(R&D)하고 반응기 설계를 고도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이 생산기술의 지속적인 혁신과 촉매제 및 공정기술 고도화를 통해 ENB 코스트를 절감하고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영향을 확대하고 있어 한국은 ENB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 등 원가 절감 방안을 마련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