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을 드러설 때부터 그들만의 독특한 칼라가 느껴진다면 기업 홍보에 있어 이기고 들어가는 게임이다. 기업문화는 실상 조직체계, 관리방법, 영위사업에 따라 서서히 정착되는 것이므로 그 의미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 국내 양대기업인 삼성과 현대가 감각과 실속, 즉 경영형과 행정형으로 대비된다면 화학기업의 양대산맥인 SK와 LG는 여유의 문화와 치밀함의 문화로 대별되는 듯 하다. SK는 분주하지 않다. 특별히 가빠 보이지도 않고 시간에 쫓기는 것 같지도 않다. 기자는 SK맨과 인터뷰를 할 때 농담으로 「그럼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십니까?」라고 자주 묻고 그들도 「그래도 분기별 가격네고 할 때는 조금 바쁩니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그들의 여유는 일의 느슨함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일에 있어서의 자신감으로 보인다. SK는 내가 아는 화학기업 중 분권화가 가장 체계적이고 세분화돼 있어 인적 구성원들의 프로페셔널쉽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조잡한 숫자 보다는 판을 읽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감히 평가하고 싶다. 반면, LG맨들은 항상 일에 치여 쫓기는 듯한 숨가뿜을 느낀다. 기자가 방문하는 기업 중 유머감각이 가장 떨어지는 조직원들이 LG맨이다. 그러나 그들의 조직은 상부부터 하부까지 치밀하게 융화돼 있어 한 사람의 스타 보다는 조직적 파워를 우선하는 것 같다. 한 사람에 의지하기 보다는 기록에 의한 Circulation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조직의 안정성은 어느 기업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싶다. 영국 조지3세의 재무장관이었던 바론 서로우는 200년전에 『저주할 영혼도 없고 발로 차버릴 육체도 없는 회사에 양심이 있다고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SK, LG 양사의 기업문화의 장단점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주할 만한 영혼도 느껴지지 않는 많은 기업들의 육체를 비아냥거리는 말이다. <화학저널 1998/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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