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저널 2025.06.02

중국이 첨단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전문가는 별로 없을 것이다. 아니 아직도 선진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정부가 연구개발 투자, 전문인력 양성, 인프라 조성 등을 주도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육성한 나머지 인공지능(AI), 양자, 바이오, 배터리 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을 제치고 탑 클래스에 올라섰으며 반도체, 디스플레이도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조사‧분석한 결과, 한국은 12대 주요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분야가 조선, 디스플레이, 가전 3개에 불과했고. 자동차,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주력 수출업종은 중간, 로봇과 바이오헬스, 3D프린팅은 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다행스럽게도 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는 경쟁력이 높게 평가됐으나 언제 중국에게 추월당할지 알 수 없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연구개발, 설계, 수요 모두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LCD를 중국에게 넘기고 OLED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삼성 갤럭시나 애플 아이패드를 중심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중국도 BOE를 비롯해 CSOT, 텐마, 비전옥스, 에버디스플레이 등이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만약, 애플이 아이패드의 공급처를 중국으로 전환하면 단번에 역전될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이다. 핸드폰, 노트북, 태블릿PC 등 소형 OLED 시장은 삼성과 LG의 점유율이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대형 OLED도 중국기업들이 일본기업들과 협력하면서 추격을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강공책을 쏟아내고 있으나,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너무 높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고 좌충우돌이 너무 심해 신뢰성이 급격히 떨어짐으로써 상호관세 정책이 크게 흔들려 중국 배제 정책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첨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함으로써 저가 범용제품 중심의 생산체제에서 벗어나 첨단제품까지 생산을 본격화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반도체는 범용 파운드리 점유율이 2026년 중국 45%, 타이완 37%로 타이완을 앞지르고 낸드 메모리는 한국을 턱밑까지 쫓아왔으며 고집적 메모리, AI 반도체, 전력반도체, 차세대 센서 등은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래산업 육성을 목표로 천문학적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양자기술, 수소배터리 등 첨단산업 투자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200조원의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중국의 투자 행태로 볼 때 성공할 확률이 높아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정상 국가로 발돋움할 날이 멀지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한국은 2000년대 이후 민간기업 중심으로 산업을 성장‧발전시키고 있으나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어섰다는 자만에 빠져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개입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민간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대기업 연구소조차 매너리즘에 빠져 성장‧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 등 그런대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산업도 정부 주도로 성장‧발전했을 뿐 정부가 손을 떼면 정체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재벌 오너를 비롯해 CEO의 경영 자세나 자질이 상당히 문제일 뿐만 아니라 미래 발전보다는 현재의 이익 챙기기에 열중인 노동조합, 눈빛에서 광채를 잃어버린 연구원 등 하나같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산업‧경제의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혁하고 정신자세를 바로 세우지 않고서는 OLED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산업이 후진 수준으로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화학저널 2025년 06월 02·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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