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학시장이 다양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요동치고 있다. 1980년대 이전에는 유럽, 미국, 일본 화학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주도하면서 낮은 국제유가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100-110달러 수준으로 초강세를 지속하면서 탄소화학 시장이 저물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동은 오일달러와 저코스트 천연가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을 평정해가고 있고, 미국은 새로 발견한 셰일가스를 바탕으로 에틸렌계 유도제품 시장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셰일오일 개발이 본격화되면 국제 에너지 시장도 출렁거릴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또한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소비력을 과시하면서 세계 화학시장의 초대형 거물로 등장했고, 저코스트 수출을 기반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신증설을 지속하면서 자급률을 확대하는 한편 원유, 석유화학, 철강 등 글로벌 소재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를 전후로 삼성과 현대가 참여하면서 신증설 바람을 일으켜 20년간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중국 경제가 장기간 고속성장을 지속하면서 신규설비의 코스트 이점과 중국수요 창출에 힘입어 글로벌 5위권의 석유화학 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 자급률을 확대하고 있는 상태에서 중동의 물량공세로 중국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머지않아 동남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이 부흥하면 일본과 같이 몰락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미국, 유럽, 일본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성장국으로 이동하고 있고,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도 일본에서 한국으로 잠깐 이동한 후 중국, 동남아시아로 급속히 전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상실하고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으로,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원유를 수입하고 톤당 900달러가 넘는 나프타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화학산업은 전문인력 양성과 R&D 확대를 통한 고부가가치 차별제품 개발 외에는 해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에도 전자소재, 반도체 화학약품 등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을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원료코스트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 유도제품 및 전자ㆍ반도체 소재, 2차전지ㆍ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R&D가 밑바탕이 되지 않은 폴리실리콘, 전기자동차용 리튬2차전지 등과 같은 성급한 판단과 과잉투자 욕심은 경계해야 한다. <화학저널 2012년 12월 24일/12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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