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1000억원 이상을 R&D로 투자하는 제약기업이 역대 최다인 6곳 이상이 될 것으로 파악되며 일부는 2016년을 글로벌 진출의 중요 시점으로 잡고 예산을 2015년에 비해 30% 이상 대폭 증가시켰다.
제약기업 매출액 상위 1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미약품(2100억원), 녹십자(1300억원), 유한양행(1000억원),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1000억원), 종근당(1000억원), 대웅제약(1000억원) 등이 2016년 R&D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R&D 비용 1000억원 이상을 지출한 제약기업이 한미약품뿐이었던 2015년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1조원 연매출을 가장 먼저 달성했지만 비교적 낮은 R&D 투자 비율(6-7%)을 유지하던 유한양행은 2015년(700억원)보다 연구비를 4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유한양행은 2016년 파이프라인을 많이 확보했고 퇴행성 디스크질환 치료제 YH14618이 임상 2상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녹십자는 2015년보다 R&D 투자를 32% 늘리기로 했다.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개발 등 글로벌 임상시험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2016년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것으로 판단하고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B형간염 치료제 신약 <베스포비어>를 개발하고 있는 일동제약은 베스포비어의 임상3상에 진입하고 개량신약·복합제 등의 임상을 시작하면서 2015년(373억원)보다 47%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밖에 LG생명과학(850억원), SK케미칼(800억원), JW중외제약(360억원) 등이 모두 R&D 비용을 2015년보다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한계를 느낀 제약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R&D 투자가 필수라는 점을 깨달았다”며 “R&D의 투자의 결과를 제때 얻을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약품을 비롯한 성공 사례로 제약기업들이 R&D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