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론(Nylon) 섬유는 고부가화를 통한 수익성 창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섬유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저가의 범용제품이 폴리에스터(Polyester)에게 잠식당하고 있으며 고가제품 등 고정수요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
나일론섬유는 크게 의류용, 커튼 및 카펫 등 생활제품용, 에어백 및 타이어코드 등 산업용으로 구분되고 있다.
의류용 폴리에스터섬유는 기능성이 나일론보다 떨어지지만 가격이 약 50% 수준으로 낮아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첨가물 혼합 및 코팅 등 후처리를 가하면 나일론보다 낮은 가격수준에 비슷한 물성 구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나일론섬유는 의류용 시장에서 성장이 어려워 폴리에스터섬유와의 기술격차 확대를 통한 고부가제품 유지가 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일론이 채용되던 커튼 및 카펫도 PP(Polypropylene) 등 대체섬유로 전환되고 있어 생활제품용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에어백, 타이어코드, 안전벨트, 낙하산 등 산업용은 폴리에스터가 잠식하고 있지만 강도 등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차별화 전략이 의류 및 생활용품에 비해 그나마 유리해 니치마켓 창출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효성, 코오롱패션머티리얼, 태광산업이 나일론섬유를 생산하고 있으나 전략제품은 각각 상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효성은 생산능력이 가장 큰 만큼 포트폴리오가 매우 다양하며 타이어코드 등 산업용 원단이 강점이고 코오롱은 가방지, 태광은 아웃도어 의류용 원단에 주력하고 있다.
기능성보다는 코스트가 큰 영향
나일론섬유는 일반의류 시장에서 거의 모두 폴리에스터섬유로 대체돼 강도와 흡습성을 요구하는 기능성 의류 등 고가제품에 주로 채용되고 있으나 그마저도 폴리에스터섬유의 잠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폴리에스터섬유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돼 가격 대비 기능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일론섬유는 모든 섬유 가운데 인체에 가장 친화적인 것으로 알려져 스타킹, 란제리, 수영복 등에 주로 채용되고 있으며, 폴리에스터섬유에 비해 강도 및 흡습성이 우수하고 의류용 소재 가운데 가장 가벼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내구성과 흡습성이 좋은 특성 때문에 점퍼 외피 및 아웃도어용 의류에 많이 투입되고 있으며, 최근 섬유산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
하지만, 아웃도어도 폴리에스터섬유가 대체하는 저가제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가격 대비 기능성이 우수하기 때문으로, 의류시장에서도 나일론섬유의 시장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나일론섬유는 일반적으로 폴리에스터섬유와의 가격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지면 고가의 프리미엄마저 잠식될 가능성이 크다”며 “나일론섬유는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증설이 활발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생산량을 감축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폴리에스터섬유 가격이 PTA(Purified Terephthalate Acid)에 연동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나일론섬유도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인하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폴리에스터섬유와의 가격 차이를 2배 이하로 유지하는 동시에 얇으면서도 강도가 월등히 높은 기능성 섬유를 개발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나일론섬유를 폴리에스터섬유와 비교할 때 가장 큰 장점은 강도”라며 “강도의 차별화는 의류보다 산업용에서 장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나일론섬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류용에서 산업용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폴리에스터섬유 따라 가격인하 “불가피”
폴리에스터섬유와 나일론섬유는 각각 원료 PTA와 CPL (Caprolactam)에 연동돼 거래가격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중국의 활발한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화학섬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인당 1년 동안 사용하는 의류 무게가 선진국 20kg, 한국 22kg, 중국 10kg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또 화학섬유 수요는 보통 생활수준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 사용량은 앞으로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 및 인디아를 중심으로 화학섬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화학섬유 가운데 어떤 섬유 수요가 증가할지는 알 수 없으나 폴리에스터섬유가 메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나일론은 의류용 섬유 시장에서 수요가 정체돼 있으며 폴리에스터에 잠식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고부가 기능성제품 개발이 필수적이나 폴리에스터와의 가격 차이가 현재보다 벌어지면 그마저도 잠식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폴리에스터는 중국발 공급과잉이 심각해지면서 가격이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어 나일론섬유가 시장 잠식을 피하려면 가격인하가 불가피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폴리에스터 수출가격은 2011년 톤당 2300달러에서 2012년 2200달러, 2013년 1790달러, 2014년 1400달러로 하락세를 지속했으며, 나일론도 2011년 4200달러에서 2012년 3720달러, 2013년 3400달러, 2014년 3030달러로 계속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의 구조조정 없으면 힘들다!
글로벌 나일론섬유 시장이 폴리에스터섬유에 잠식당하는 가운데 오로지 중국만이 증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이미 생산능력이 내수를 넘어섰으며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자 구조조정이 회자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2015년은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정체와 원료 CPL 약세로 나일론섬유 시황이 좋지 않았다”며 “글로벌 공급과잉 상황에서 중국의 구조조정이 없으면 2016년 시황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및 타이완은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나일론 수요가 대폭 증가해 신증설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나일론 생산량은 2014년 기준 465만톤으로 전년대비 5.3% 증가했으며 중국은 255만톤으로 글로벌 생산량의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생산량은 전년대비 20.7% 증가했고 수출량은 15만톤으로 8.4% 늘어난 반면 수입량은 14만톤으로 13.3%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의 나일론 수출량이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나일론 수출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폴리에스터 및 나일론을 중심으로 국내 화학섬유 장섬유사는 중국수출이 연평균 4.7% 감소했고 수입은 10.6% 증가하는 등 상이한 양상을 나타냈다.
전체 수출량도 2012년 5만9698톤에서 2013년 5만2105톤, 2014년 4만8155톤으로 감소했으며 2015년 1-9월 수출량도 3만5259톤으로 전년동기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량은 2012년 2만9950톤에서 2013년 3만3850톤, 2014년 3만8944톤으로 증가했으며 2015년 1-9월에도 2만8994톤으로 1.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중국산은 2015년 1-9월 수입량이 1만4523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절반을 웃돌아 내수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용 니치마켓 창출 아니면 힘들다!
나일론은 얇으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특성 때문에 산업용에서 니치마켓 창출이 요구되고 있다.
산업용 섬유도 폴리에스터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대체할 수 없는 나일론의 특징이 산업용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나일론섬유은 가늘면서도 강해 의류보다는 산업용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의류는 소비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강도가 약해도 저가제품의 유인책이 강하지만 안전벨트, 에어백, 타이어코드, 낙하산 등 산업용은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고강도의 필요성이 비교적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나일론섬유는 기능성 고강력사 개발을 통해 폴리에스터 대체 가능성이 낮은 산업용 니치마켓 창출이 생존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폴리에스터 대체 가능성이 낮은 신규 수요처는 창출이 어렵고 니치마켓을 찾는다고 해도 고급 그레이드에 한정돼 나일론섬유 시장의 성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나일론섬유는 가격이 오르면 폴리에스터에 잠식당해 더이상 고수익을 낼 수 없는 아이템”이라며 “실제로 중국을 제외하고 일본, 국내 생산기업들은 생산량을 줄여가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박주현 기자: pjh@chemlocus.com>
표, 그래프: <나일론·폴리에스터섬유 가격동향><나일론·폴리에스터섬유 원재료 가격동향><나일론섬유 수출동향><나일론 및 폴리에스터 수출가격 변화><중국산 나일론섬유 수입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