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6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함에 따라 화학기업들도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압박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3월9일 브리핑을 열고 철강·석유화학·건설·해운 등 취약 기간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에는 변함이 없으며 신용위험평가 대상을 확대하고 평가방식을 강화해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4월 총선을 의식해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했으나 금융위원회는 예년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김용범 사무처장은 “3월부터 6월까지 신용공여액이 금융권 전체 신용공여액의 0.075% 이상인 주채무계열과 소속기업, 대기업에 대해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2016년에는 세계경제 침체 등의 상황을 감안해 신용위험 평가 대상을 확대하는 등 예년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정기 신용위험평가는 은행의 업무 부담을 고려해 상·하반기로 나눠 실시할 방침이다. 대기업은 기본평가와 세부평가를 4-6월 중 실시하고 7월 초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하며, 중소기업은 7-10월 중 기본·세부 평가를 진행한 이후 11월 초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대상기업 범위도 확대된다. 그동안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이자보상배율 등을 고려해 평가대상을 선정했으나 2016년부터는 완전자본잠식기업과 취약업종기업을 평가대상에 추가한다.
평가방법도 재무제표 뿐만 아니라 산업·영업·경영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 또 최근 국회를 통과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의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 하위법령 입법은 4월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정부는 2015년 11월 「제2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를 개최하고 기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협의체는 산업별 국내외 시장 여건과 시황 전망, 산업 부문별·품목별 경쟁력 현황을 점검·평가하고 구조조정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지원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석유화학산업에 대해서는 PTA 등 취약제품군에 대한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PTA는 저유가로 수익성이 개선됐으나 중국이 양산체제를 구축하면서 공급과잉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유화는 가동을 중단했고 롯데케미칼 역시 생산라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효성 등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반등하면 PTA의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산업 흐름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