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산(Hydrochloric Acid)은 수급타이트에도 불구하고 적자생산을 지속하고 있다.
염산은 손익분기점이 kg당 60-70원 수준이지만 2015년 하반기에도 40-50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염산은 염소와 수소를 합성한 염화수소를 물에 흡수시켜 제조하는 합성염산과 MDI(Methylene di-para-Phenylene Isocyanate), TDI(Toluene Diisocyanate), ECH(Epichlorohydrine) 등 염소 및 불소가 포함된 유기화합물에서 부생하는 부생염산으로 구분된다.
한화케미칼, 유니드, 백광산업, OCI, 삼성정밀화학 등이 염산을 생산하고 있으나 유니드, 백광산업 외에는 부생염산을 생산하고 있다.
염산 수요비중은 PAC(Polyaluminium Chloride) 중심의 수처리제 40%, 철강 25%, 폴리실리콘(Polysilicon) 20%, 라이신(Lysine)·산분해간장·염료 등 산업용 15%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PAC는 공급과잉으로 적자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염산 가격이 상승하면 수익성 악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PAC는 염산과 함께 수산화알루미늄(Aluminium Hydroxide)을 70대30으로 혼합해 생산하기 때문에 제조코스트에서 염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국내 PAC 생산기업들은 2013년 염산 가격이 1원까지 폭락하자 수처리 시장의 성장을 기대해 우후죽순으로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과당경쟁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PAC의 조달단가가 하락했고 염산은 2014년 이후 수급타이트로 전환돼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PAC 생산기업들은 적자생산을 지속하고 있다.
PAC는 조달청을 통해 6개월-1년 단위로 조달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원료가격 상승분을 PAC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3년 CA(Chlor-Alkali) 사업에서 가성소다 등 핵심제품의 시황이 좋자 풀가동 및 증설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공급과잉을 지속해 kg당 1원까지 폭락했다.
부생염산은 MDI 및 TDI, ECH 제조과정에서 부생하는 비중이 대략 70대30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2015년 하반기에는 MDI, TDI의 가동률이 70-80% 수준에 불과해 염산 공급이 타이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염산 가격이 최근 40-50원까지 상승했으나 적자폭이 개선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염산은 TDI 및 MDI, ECH 플랜트의 정기보수 일정이 2016년 1/4분기에 집중돼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한화케미칼은 다운스트림 EDC (Ethylene Dichloride) 20만톤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염산의 자가소비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는 “한화케미칼은 EDC 증설로 원료 염산을 자체 소비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반면 상업판매 비중은 하락해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격이 상승해도 kg당 80원을 넘기기는 어려워 수익을 올리기에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염산은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에도 적자가 날 정도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며 “2016년 1/4분기에 정기보수가 집중돼 가격상승이 예상되고는 있으나 운송비를 커버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화의 EDC 증설도 2017년으로 연기됐고 자가소비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상업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증설 플랜트를 100% 가동했을 때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EDC 시황에 따른 변수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한화케미칼이 TDI가 주력인 한화화인케미칼 인수로 염산의 적자부담이 증가할 것을 우려해 EDC 증설을 통한 자가소비 확대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EDC와 함께 염산 12만톤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염산은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해 처리가 곤란하고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일부 생산기업들은 고순도 염산 등 염산의 고부가가치화를 모색했으나 기술진입 장벽이 높고 국내수요도 1000톤 이하에 머물러 시장진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순도 염산은 반도체 공정에 일부 사용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대부분 일본산을 수입해 투입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