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3월28일 개최된 아시아나 주주총회에 대리인을 보내 경영상태 악화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금호그룹의 계열사들은 형 박삼구 회장이 운영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동생 박찬구 회장이 운영하는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2015년 말 대법원 판결에 따라 완전히 쪼개졌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1%(2459만여주)를 보유한 2대 주주이다.
3월28일 오전 금호석유화학의 위임을 받은 변호사 3명은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 참석해 “2015년 재무제표를 보니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한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매우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며 “2016년에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있어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매출액이 5조2000억원에 달하나 영업이익은 93억여원으로 현저히 미미한 수준이고 자본잠식은 계속 악화돼 언제 해소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급수수료 1500억원이 어디에 나가는지 관계기업간 거래도 왜 늘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급수수료 1500억원은 신용카드수수료, 예약대행수수료, 시스템사용료 등으로 사용했고, 관계기업간 거래가 증가한 것은 금호터미널의 전주터미널 공사, 금호리조트 제주신관 공사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2015년 말에는 2년간 구조조정 일환으로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무급휴직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이행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개별 기준으로 2015년 당기순손실 1519억여원을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2014년 715.4%에서 2015년 991.5%까지 늘었다.
5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이며 자본잠식률이 2014년 18.5%에서 2015년 35%으로 높아졌다.
금호석유화학 대리인은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식의 미봉책을 반복하면 안된다”며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한 구조조정과 비핵심자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말을 경청해달라”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 대리인은 「경영책임」을 이유로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으나 재선임안은 찬반 거수를 통해 통과됐다.
금호석유화학 대리인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악화가 항공안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기 때문에 주총에 참석해 주주로서의 권리를 적극 행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