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석유화학 시세 흐름을 체크하다보면 이상한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 화학기업들의 신용불량 문제가 바로 그 것이다.
중국 화학기업들이 도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신용거래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2015년부터 불거진 중국 화학기업의 신용불량 문제는 4월 들어서면서 본격화되는 양상이고 석유화학 시세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기업을 믿지 못해 공급을 제한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전환되는가 하면, 반대로 신용구매가 어려워진 중국기업들이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구매를 적극화하면서 현물가격이 상승하는 웃지못할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률 10% 이상의 비정상적인 과열양상이 10년 이상 지속됐으나 2014년부터 성장둔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최근에는 7% 달성도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에서는 7%는 고사하고 곧 5% 이하로 떨어지고 악성부채를 해결하지 못하면 3%대로 곤두박질치면서 경착륙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Bloomberg는 최근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제조기업의 영업이익이 부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이자비용의 평균 2배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10년에는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6배에 달했으나 2015년 2배로 추락함으로써 1992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악으로 평가했다.
특히, 석유 및 가스업종은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0.24배에 불과했고 광산도 0.52배로 낮았다. 반면, 생명과학은 34배에 달했다.
일부에서는 중국 경제의 성장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공급과잉이 현실화되고 있고, 석유화학도 생산만 하면 팔리던 시대가 이미 저물고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함으로써 수익성이 악화돼 부도가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 평론가들도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누어 산출하는 채무상환능력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 더 떨어지면 부도와 구조조정 광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잉공급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기업들은 인민은행이 2014년 이후 6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부채에 의지해 경영하는 구조로 전환했고 부채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47%에 달하는 반면, 2015년에는 경제성장률이 2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이 3% 증가에 그쳤다.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화학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량 거래처는 3개월 신용거래가 기본이었으나 최근에는 30일 수준으로 대폭 단축됐고 일부에서는 신용거래를 할 수 없다고 버티는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 재고를 쌓아두더라도 돈을 떼일 수는 없다는 것으로, 중국기업들과 대량 거래가 많은 일본 무역상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나 중국수출이 절대적인 국내기업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수출을 줄이자니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하고, 그렇다고 믿을 수 없는 상대와 거래를 계속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국제유가 약세 장기화에 이은 중국기업 부도 위험은 석유화학의 나아갈 방향을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