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산업은 정부가 주도하는 긴급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4월26일 금융위원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 및 부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열고 석유화학, 철강, 해운, 조선, 건설 등 5대 경기민감업종의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후속조치를 점검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최근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율적인 인수합병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협의체 회의 내용에 따르면, 석유화학 부문은 업계 차원에서 경쟁력 진단을 위한 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며 공급과잉 품목은 기업활력제고를위한특별법(원샷법) 등을 활용해 사업재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산업은 2015년 건설·철강 등과 함께 「5대 취약업종」에 포함됐지만 저유가 상황 속에서도 국내기업 대다수가 고른 영업실적을 내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화학은 2016년 1/4분기 영업이익이 45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5% 증가했다. 정보전자소재·전지부문이 약세를 나타냈지만 석유화학제품을 앞세운 기초소재 부문의 수익성이 향상되며 영업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 역시 각각 4690억원, 10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15년 4/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금호석유화학도 무난히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2016년 2/4분기에도 양호한 영업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월부터 성수기에 진입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정기보수가 집중되면서 양호한 수급상황이 형성될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는 그동안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뚜렷한 영업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어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 왔다.
정부 역시 2015년 구조조정 1순위 품목으로 지목한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생산기업들이 자발적 감축계획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4년 동안 지속된 영업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집중적인 원가절감을 시행하는 「서바이벌 100」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으며, 삼남석유화학은 2016년부터 생산량을 180만톤에서 120만톤으로 감산하는 한편 유럽과 미국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수익구조를 안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생산제품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8월 시행될 예정인 원샷법이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일부에서는 원샷법이 자율적 구조조정을 지원한다는 점을 들어 정부에서 토대를 만들어준다면 자연스러운 인수합병이 이루어지며 석유화학산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 관계자는 “정부의 결정은 국내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낳은 성과”라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어 원샷법이 시행된다면 국내기업 사이의 시너지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