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대표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는 5월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보상계획을 발표했다.
공식 기자회견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5년만이자 문제의 살균제를 출시한지 무려 15년만이다.
사프달 대표는 “소비자와 고객, 국민 여러분의 신뢰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도 사실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잘못된 행위가 확인된다면 즉각적이고 신속한 시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보상과 관련해서는 2014년 출연한 50억원의 인도적 기금 외에 추가로 50억원을 출연해 모두 100억원의 기금이 잘 사용되도록 피해자 측과 함께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PHMG(Polyhexamethylene Guanidine)가 유독물질이 아니라고 공고했으며 집단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전 유독성이 이미 알려졌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5월1일 파악됐다.
PHMG는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화학물질로 1996년 12월 정부에 제조신고서를 제출했다.
SK케미칼은 신고서에 PHMG는 항균카펫 등에 첨가되며 사용할 때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작업자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환경부는 1997년 3월 유해성 심사 결과를 통해 PHMG가 유독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고시했으며, 옥시는 환경부의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2001년 해당 물질을 활용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했다.
이에 따라 옥시가 살균제에 대한 독성 실험을 별도로 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정부가 원료 물질을 무해하다고 공고한 것이 대규모 사망 사태의 출발점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송기호 변호사는 “PHMG에 대한 정부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옥시가 해당 물질을 원료로 사용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옥시 뿐만 아니라 해당물질이 일반적으로 유독물질이 아니라는 식으로 공고해 독성원료를 시장에 풀어준 정부의 과실도 크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문서에도 의문이 제기돼 있다.
2014년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폐손상위원회가 펴낸 가습기 살균제 사건 백서는 “PHMG는 2003년 경 유독물질에 해당될 정도의 강한 독성을 가진 물질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정부나 생산기업은 유해성을 알고 있었어야 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