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대표 김철)은 가습기살균제 관련 사고가 발생할 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문서가 유출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정부가 공식 인정한 피해자 221명 가운데 사망자 70명을 포함한 177명은 SK케미칼이 공급한 PHMG(Polyhexamethylene Guanidine) 성분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으며 SK케미칼이 원료를 공급하고 직접 제조한 CMIT(Chloromethyl Isothiazolin)/MIT(Methyl Isothiazolin), MIT 성분 가습기살균제에 따른 사망자도 20-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은 검찰이 PHMG 성분의 살균제 생산기업만 조사함에 따라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앞으로 수사 범위가 원료 생산기업 및 CMIT/MIT, MIT 성분 살균제 생산기업으로 확대되면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SK케미칼 측은 PHMG에 대해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공업용 향균제로 플래스틱 수지, 도료 첨가제, 방오용 도료, 섬유용, 산업용 부직포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고 명시했다”며 “PHMG가 포함된 화학물질을 별도의 도매업자에게 공급했기 때문에 가습기살균제로 쓰일 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CMIT/MIT, MIT 성분 살균제는 애경산업이 SK케미칼과의 계약 내용을 공개함에 따라 주목되고 있다.
애경산업은 5월8일 CMIT/MIT, MIT 성분의 「가습기메이트」와 관련해 “판매원으로서 검찰 수사 및 환경부,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의 추가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습기메이트는 1994년 유공에서 처음 출시해 동산C&G(SKM에서 동산유지를 인수해 회사명을 변경한 법인)에서 판매하던 것으로 SK케미칼이 생산한 브랜드”라며 “애경산업은 2001년 SK케미칼로부터 브랜드와 완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양사는 PL법에 따라 CMIT‧MIT, MIT 등에 대한 안전성 여부는 SK케미칼이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책임지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스위스 Lonza와 산업용 살균제 판매제휴를 맺었다고 공시했으나 경영상 주요항목이라 할 수 있는 애경산업과의 계약은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애경이 공개한 문서는 2001년 가습기메이트의 판권을 애경에게 넘기면서 체결한 통상적인 제조물 책임 관련 계약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완제품을 공급하는 SK케미칼이 안정성 문제로 인한 소송이 발생할 시 판매‧유통을 담당한 애경산업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CMIT/MIT, MIT는 Dow Chemical이 2015년 발표한 상품안전평가서를 통해 흡입 시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많은 양을 섭취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서는 공기청정기, 에어컨, 의료기기 등의 살균제품에 사용되는 CMIT·MIT의 최대 농도를 50ppm으로 권고했지만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는 기준의 최대 4배 가량을 함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