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해역에서 발생한 매그니튜드(규모) 5의 지진으로 울산에 밀집한 석유화학공장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산에는 남구 석유화학공단과 울주군 온산공단 등을 중심으로 230여사가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있어 지진 발생 시 화학물질, 가스, 기름 유출 등 대규모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울산단지 입주기업들은 7월5일 지진 발생 후 긴급 상황점검에 나섰지만 특별한 이상징후가 없어 정상적으로 가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공장이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안전부서 직원들은 지진을 감지한 직후부터 피해를 입은 설비가 없는지, 공정에 차질은 없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했으며 7월6일 오전까지도 작은 균열이나 어긋남이 없는지 공장 내외곽을 돌아보면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석유화학공단과 온산공단에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기업들에 따르면, 석유화학공정은 보통 진도 7까지 견디도록 내진설계가 적용돼 있고 소규모기업이라도 안전기준을 적용해 플랜트 설비를 갖추기 때문에 지진에 대비할 수 있다.
또 지진 자체보다는 지진 영향에 따라 2차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폭발, 해일 등에 대비하는 매뉴얼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진규모에 따라 자동으로 가동을 중단하는 원자력발전소와는 달리 석유화학공정에는 자동으로 공정을 멈추는 시스템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작정 가동을 중단하면 배관 안에서 각종 원료가 굳어버려 손실이 크고 재가동까지도 최소 며칠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으로 대신 교대근무를 통해 24시간 현장을 지키는 근로자들이 위급상황에 따라 공장 가동을 멈출지를 판단한다.
남구 석유화학공단 입주기업 근로자는 “7월5일 지진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며 “하지만, 그동안 매그니튜드 5 정도의 진동이 발생한 적이 없어 지진이 실제 어떠한 형태로 어떠한 피해를 낼지 몰라 불안하다”고 밝혔다.
7월5일 발생한 지진은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5번째로 대규모였으며 2014년 전남 태안군에서 발생한 매그니튜드 5.1 지진 이후 가장 강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동남지역은 육지 및 바다에 활성단층이 다수 분포하고 있어 지진이 자주 일어날 뿐만 아니라 인구도 밀집해 있고 산업단지와 항만시설 등 국가 중추시설이 위치해 있어 강력한 내진설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울산에서는 그동안 2.0 이상 지진이 총 40회 발생했으며 2005년 이후 최근 10년 동안에만 28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