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대표 이관순)은 최근 불거진 내성표적 항암신약 관련 논란 영향으로 기술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미약품의 내성표적 항암신약 「올무티닙」은 폐암세포의 성장 및 생존 관련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변이형 EGFR(표피 성장인자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3세대 내성표적 폐암신약으로 기존 표적 폐암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더이상 치료할 수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암제이다.
5월 식약처로부터 「올리타정」 이름으로 국산 27호 신약 품목허가와 함께 시판 후 임상3상을 실시하는 조건부 승인을 받았으나 임상실험 과정에서 독성표피괴사용해(TEN),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등에 따라 총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해 일시적으로 신규처방이 금지되고 시판허가 취소가 우려됐다.
하지만, 식약처가 10월4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진행한 결과 의사의 전문적인 판단 아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음을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복용 동의를 받아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시판허가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올무티닙에서 중증 부작용이 발생했으나 기존 치료에 실패한 말기 폐암환자에게는 해당제품의 유익성이 위험성보다 높다”며 “투약을 중단하면 증세가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어 기존 투약자에게는 지속해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무티닙은 국내 시판허가를 유지했음에도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은 7월 한국, 중국, 홍콩을 제외한 지역에서 올무티닙 판권을 획득하고 6월 글로벌 허가를 목표로 임상실험에 착수했으며 최근까지 임상2상을 진행했으나 9월 기술 개발을 포기하고 권리를 반환했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경쟁약물인 AstraZeneca의 「타그리소」의 임상3상 결과 및 변화하는 혁신치료제의 경쟁 환경에 대한 정보, 올무티닙 글로벌 임상2상의 중간 결과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실시한 결과 개발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타그리소는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성공적인 임상3상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당초 베링거인겔하임과 7억3000만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상업화되면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별도로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티닙에 대해 새로운 임상을 진행하지 않게 되면서 이미 수취한 계약금 및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6500만달러 외의 마일스톤 및 로열티는 받지 못하게 됐다.
한미약품은 올무티닙의 독점 개발권리를 다시 보유하게 됐으며 베링거인겔하임이 미국에서 진행하던 임상2상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지만 상업화 계획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