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M(Pre-Coated Metal) 도료 시장이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PCM도료는 작업 대상에 도장을 먼저 실시한 후 도장된 물체를 필요한 용도에 맞게 성형 가공하는 선도장 후가공 도료로 일반적인 도료와 생산·도장 방법에서 구분되고 있다.
PCM도료의 도장 방법은 코일(Coil) 도장과 시트(Sheet) 도장으로 구분되나 특수설비를 이용해 생산효율성이 우수한 코일도장을 대부분 채용하고 있다.
PCM도료는 건축내장재 및 지붕자재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금속표면에 도장함에 따라 철강(Steel) 시황에 따라 연동되고 있다.
국내 철강 시장은 중국산 저가 칼라강판 유입으로 경쟁력이 악화돼 칼라강판에 사용되는 PCM도료도 동반 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국내 가전제품 생산기업들이 코스트 절감을 위해 중국, 베트남 등 신흥국으로 공장을 이전해 국내 철강 및 PCM도료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둔화가 장기화된 것도 침체 원인으로 파악된다.
가전제품 생산기업들은 기존 칼라강판을 프린트강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PCM도료의 생산효율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PCM도료는 KCC,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 등이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삼화페인트가 공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생산능력을 70% 확대했으나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PCM도료는 중국산 저가 칼라강판 유입, 가전제품 시장침체에 따라 내후성, 내식성 등이 뛰어난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산 칼라강판 유입으로 “고전”
국내 PCM도료 시장은 철강산업과 동반침체되고 있다.
글로벌 철강 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이 7억톤에 달해 공급과잉이 극심하며 경기침체로 수요부진까지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5년 3000억원의 적자가 기록해 사업구조 재편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대제철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철근사업을 축소하는 등 국내 철강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국내 철강 시장은 선박을 중심으로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2015년 철강 수입량이 전년대비 50% 수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CM도료가 도장되는 지붕자재 등 칼라강판은 중국산이 저가에 유입됨에 따라 국산 칼라강판의 경쟁력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칼라강판 시장은 중국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빠르게 잠식하고 있으며 칼라강판 수입량도 2015년 50%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칼라강판 시장은 경기침체로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산이 유입되며 크게 침체된 상황”이라며 “PCM도료도 칼라강판과 동반 추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산 칼라강판이 국산보다 10% 수준 낮은 가격으로 거래됨에 따라 국내 철강기업들은 칼라강판 사업에서 수익이 크게 하락해 페인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CC는 컨테이너 및 PCM도료 부문 매출액이 2014년 527억1400만원에서 2015년 392억4500만원으로 감소했으며, 노루페인트도 2014년 866억9400만원에서 2015년 822억9500만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철강 공급과잉에 환경규제도 약해 PCM도장 등 칼라강판 생산비용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PCM도장 완제품이 유입되고 있어 국내 페인트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산 칼라강판은 도장이 완료된 상태로 유입돼 국내 PCM도료 시장까지 침체되고 있다”며 “칼라강판 수입상이 생존을 위해 마진이 없을 때도 중국산을 수입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전제품 공장 해외이전도 영향
PCM도료는 가전제품 생산공장이 신흥국으로 이전해 수요가 감소했다.
국내 PCM도료 시장은 국내 가전제품 기업이 생산설비를 중국·베트남 등 신흥국으로 이전하면서 공급량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전제품용 PCM도료는 냉장고 도어 및 측면, 세탁기, 에어컨 측판, 공조기, TV 등에 도장되고 있어 제품에 내구성을 향상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가전제품용 PCM강판은 건축용 PCM강판과 비교해 고부가 제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페인트기업이 PCM도료로 PCM강판을 도장해 철강기업에 공급하면 철강기업이 재가공해 가전제품 생산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가전제품 생산기업은 중국 철강을 낮은 단가에 공급받는 동시에 가전제품의 최대 수요국가인 중국에서 내륙수송을 통한 물류비 절감 등 코스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공장을 이전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글로벌 페인트기업을 비롯한 국내 페인트기업들이 중국 현지에서 생산설비를 갖추고 PCM도료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도장하고 있다.
중국 가전제품 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지속하고 있으나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제품 생산기업은 품질이 높은 고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청소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으며 최근에는 광주의 김치냉장고 생산라인 3개중 1개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등 베트남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가전제품 생산기업이 중국·베트남으로 생산설비를 이전함에 따라 PCM도료 내수가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프린트강판, 수요 증가가 독인가? 약인가?
PCM도료는 칼라강판이 프린트강판으로 대체되며 생산성이 감소하고 있다.
PCM도료 코일도장은 특수 설비를 이용한 도장라인에서 도료의 로스(Loss)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1분에 100m이상의 고속도장이 가능하며 150m 길이의 오븐에서 급격한 건조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PCM도장 설비에 대한 이해와 오랜 노하우가 강조되고 있다.
PCM도료 코일도장은 2 Roll Natural Reverse와 3 Roll Full Reverse 등 2가지 도장방식으로 구분되고 있다.
2 Roll Natural Reverse는 일반적인 건축용 도장 등 범용 PCM강판용 도장 방식으로 고속도장이 가능해 작업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 Roll Full Reverse는 주로 가전제품용 등 외관이 강조되는 프린트강판에 사용되는 도장방식이며, Roll의 마찰이 심해 작업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전제품 생산기업은 무늬·패턴의 차별화를 위해 기존 칼라강판에서 프린트강판으로 전환하고 있어 국내 철강기업 및 PCM도료 생산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린트강판은 기존 PCM도료 도장설비에서 칼라강판과 같은 프로세스로 도장이 가능하지만 무늬·패턴이 추가돼 생산성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칼라강판은 PCM도료 도장 설비에서 1분에 100-130m의 도장이 가능한 반면 프린트강판은 정교함이 요구돼 1분에 20-30m 수준으로 속도가 감소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제조코스트도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가전제품 생산기업에서 제품의 고부가화를 위해 프린트강판을 요구하고 있다”며 “생산성이 기존 칼라강판보다 1/3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철강기업과 페인트기업에게는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부가제품, 필수적으로 “요구”
PCM도료는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품질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건축용 PCM도료는 주로 칼라강판에 도장돼 꺾이는 부분의 가공성, 강판 내부에 물이 침투하는 것을 막는 내식성이 요구되고 있다.
가전제품용은 제품의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기 때문에 높은 가공성이 강조되며 표면에 어떤 물체를 비추었을 때 물체의 윤곽이 왜곡 없이 뚜렷하게 반사되는 고선영성이 요구되고 있다.
칼라강판은 도장이 완료된 후에 가공되기 때문에 PCM도료는 도장이 완료된 후에도 다양한 굴곡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외관의 유지가 강조되고 있다.
PCM도료는 수지 원료로 폴리에스터(Polyester)를 대부분 채용하고 있으며, 특수용으로는 불소수지, 에폭시(Epoxy)수지 등을 사용하고 있다.
폴리에스터수지는 가격이 저렴하고 취급이 용이해 PCM도료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폴리에스터 베이스 PCM도료는 가공이 유리하고 내온성이 우수한 특성이 있다.
시장 관계자는 “폴리에스터 PCM도료는 코스트경쟁력과 가공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가장 범용으로 사용되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폴리에스터 PCM도료는 재도장을 10년 주기로 진행하고 있어 제품의 유지·보수 비용이 꾸준히 투입돼 특수용으로는 불소수지 PCM도료가 부상하고 있다.
불소수지를 원료로 한 PCM도료는 빛과 열에 강해 지붕 PCM강판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폴리에스터 PCM도료와 비교해 가격이 300% 수준 비싸 수요확대가 저해되고 있다.
폴리에스터 PCM도료는 가격이 kg당 3300-3500원으로 범용제품에 해당하고 있으며, 불소수지 PCM도료는 1만-1만500원 수준으로 고부가 PCM도료로 평가되고 있다.
에폭시수지를 원료로 한 PCM도료는 빛과 열에는 약하지만 물과 내약품성에 강해 강철의 부식방지용으로 사용되며 PCM강판의 이면에 대부분 도장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불소수지 PCM도료는 비록 가격은 폴리에스터 수지를 원료로한 PCM도료보다 비싸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도장 시기를 고려하면 오히려 더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며 “불소수지 PCM도료는 수명이 길고 재도장이 필요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페인트기업, 중국 현지화로 “극복”
국내 페인트기업은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CC는 중국 Shanghai Beijing, Guangzhou 등 3곳에서 도료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740억원을 투자해 Guangzhou 공장에서 컨테이너·PCM 도료를 생산하고 있다.
KCC 중국공장 3곳은 중국 내수시장이 침체되며 2015년 상반기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Chongqing 공장 투자를 통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중국 서부지역을 공략할 계획이다.
KCC는 Chongqing 공장에서 자동차용·PCM도료를 생산할 예정이며 기존의 중국 현지기업들과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저가 범용 PCM도료는 국내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신흥국에서의 현지화를 통해 수익성을 창출하는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며 “Chongqing은 중국 서부지역에서 물류의 중심지로 인식돼 내수영업 네트워트 구축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루페인트는 노루코일코팅에서 PCM도료를 담당하고 있으며 중국에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신흥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중국 Jiangsu에서 강소화윤유한공사와 2012년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PCM도료 등 공업용도료, 건축·선박용 도료를 생산하고 있다.
삼화페인트도 중국 Zhangjiagang 소재 삼화도료유한공사에서 PCM도료, 플래스틱용 도료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상해보삼국제무역유한공사에서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국내에 PCM도료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총 200억원을 투입해 2016년 1월 안산공장 PCM도료 생산설비를 공주로 이전했으며 생산능력을 70%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철강산업, 가전제품 산업이 부진해 PCM도료 시장은 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삼화페인트는 신규 설비투자에 따른 감가상각, 금융비용 등으로 당분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칼라강판 시장 침체로 PCM도료는 고전할 수밖에 없다”며 “삼화페인트가 최근 노후화된 PCM도료 생산설비를 이전했으나 가동률은 50% 이하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화페인트는 PCM도료가 코일도장을 위해 전용설비 구축이 요구됨에 따라 생산설비를 공주에 집중해 물류비, 기타 부대비용을 절감해 코스트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PCM도료 전담설비의 효율성 증대를 통해 납기대응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중부권과 남부권의 시장을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