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핵심기술 해외유출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기업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대형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TV 국가핵심기술을 중국기업으로 빼돌리려 한 연구원 등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월11일 LG디스플레이의 협력기업 Y사 전 연구원 정모(42), 이모(35)씨 등 2명을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으며, 기술을 넘겨받아 같은 장비를 만들어 중국에 판매하려던 H사 대표 김모(43)씨와 법인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정씨 등은 2008년 4월부터 2014년 9월까지 Y사 증착설비 개발 담당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OLED 증착기술 파일을 외장하드디스크에 복사해 협력기업인 H사로 이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Y사는 10년간 300억원을 투입해 OLED 증착기를 독자 개발했으며 LG디스플레이에 전량 납품함으로써 국내기업이 세계 최초로 대형 OLED TV를 양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에 따라 Y사의 OLED 증착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받았다.
정씨 등은 설계도면이 담긴 파일을 H사에게 넘기며 동일한 장비를 만들어 판매를 시도했으나 기술부족으로 실패해 2016년 9월 빼돌린 파일을 갖고 중국기업으로 이직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정부는 산업기술 가운데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해외 유출 시 국가안전보장 및 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술력을 갖춘 국내 LCD 제조장비 생산기업들이 잇따라 중국 디스플레이 생산기업과 공급계약을 체결해 국가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OLED도 중국기업들이 시장 침투를 본격화하고 있으나 국내 중소기업들은 기술 보안 인식이 낮고 대응능력도 취약해 대기업 및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