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호조를 지속하고 있으나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석유화학기업은 2015-2016년 국제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에틸렌(Ethylene)이 초강세를 이어가며 영업실적 호조를 누렸다.
롯데케미칼이 영업이익 2조5478억원으로 창사 50년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LG화학을 제치고 석유화학기업 1위로 올라섰으며, LG화학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1조991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케미칼도 영업이익이 7792억원으로 전년대비 131.2% 폭증하면서 석유화학 빅3의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2018년 상반기 미국에서 셰일가스(Shale Gas)를 원료로 사용하는 대규모 에틸렌 생산설비가 잇달아 가동을 시작하면 2년 이상 이어진 호황도 종료될 것으로 파악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3월23일 이슈리포트 「최대 영업실적을 갱신하고 있는 국내 업스트림 석유화학기업의 전망과 신용등급 방향성」을 통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NCC(Naphtha Cracking Center) 중심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앞으로 미국이 셰일 베이스 석유화학사업를 확대함에 따라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및 수송 인프라 투자규제 완화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그동안 보류됐던 다수의 석유화학 프로젝트들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기업들은 수익성의 상당 부분을 올레핀 계열에 의존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 미국의 영향력 확대로 올레핀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되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익성은 침체기였던 2012-2014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2018년까지 수요 증가를 상회하는 신규설비의 가동이 예정돼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의 석유화학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기조가 앞으로 채무상환 능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앞으로 다양한 경쟁수단 확보를 위한 투자부담이 확대됨에 따라 외부차입이 증가할 것”이라며 “당사의 유효등급을 보유한 4개 업스트림 석유화학기업의 장기신용등급이 AA급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의 환경변화에 대해 매우 우수한 대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