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연구원은 국내 바이오헬스산업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2017년 「바이오헬스 이슈를 선도하는 10대 미래 유망기술」을 선정했다.
바이오 관련 뉴스를 수집·정리하고 데이터마이닝 방법을 적용해 126개의 주요 이슈어를 선별한 후 정성적 분석을 통해 10대 과학기술 이슈를 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개인 유전체 기반 맞춤형 치료제 개발 ▲신종 바이러스와 슈퍼 박테리아의 전세계 확산 ▲모바일기기를 통한 질병의 예측·예방 진단 및 관리 ▲애플(Apple)·구글(Google) 등 스마트 헬스케어 전쟁 ▲표적유적자를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기술의 혁신 ▲혁신적 진단기술 및 액체생체검사 대두 ▲원격의료 시범사업 확산 ▲재생의료 융합화 및 기술개발 확대 ▲유전체 발현 지휘 단백질 발견 등 10대 바이오산업 부상이슈 가운데 바이오기술로 해결 가능한 논문을 검색한 후 논문 키워드의 네트워크 분석 및 분야별 전문가 인터뷰 등의 과정을 거쳐 미래유망 후보기술 30개를 선정했으며 기술성, 경제성, 이슈 대응성에 대한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 선정했다.
최종 선정한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은 ▲대규모 임상 유전체 정보관리기술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기술 ▲역학정보 분석기술 ▲모바일 인공지능(AI) 진단기술 ▲웨어러블(Wearable)을 활용한 건강관리기술 ▲유전자 편집을 통한 질병치료기술 ▲순환 종양세포 DNA(Deoxyribonucleic Acid) 탐지기술 ▲연속식 혈당측정기술 ▲생체 내 직접교차분화기술 ▲후성유전학적 발생·분화 조절기술 등이다.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에 대한 R&D(연구개발)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국내기업은 수익성 문제로 성과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정부가 유망기술을 심사·평가해 적극 지원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① 대규모 임상 유전체 정보관리 - 신테카바이오
대규모 임상 유전체 정보관리기술은 환자의 다중 임상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유전정보와 연계해 관리하는 바이오기술이며 신테카바이오가 집중 투자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는 유전체 데이터 통합센터가 대전, 청주, 용인, 서울 등으로 분산돼 있으며 용량이 총 1.4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슈퍼컴퓨터 「마하」를 가동해 유전체 빅데이터 정보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마하는 26가지 인종 6000여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전자는 4가지 화학물질로 구성하고 전체 유전자 염기는 사람당 30억개로 총 18조개 수준을 분석할 수 있다.
1개의 유전자 염기는 사람당 약 300만-1000만개를 제각각 변이시켜 유전자와 단백질, 단백질과 단백질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현재 과학기술로는 극히 일부만 파악한 상태였으나 마하 플랫폼은 유전체 빅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개인 유전자를 6000명의 유전체를 통한 수많은 변이와 동시에 비교가 가능해 개인에게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와 전자통신연구원은 국제 공동연구로 확보한 6000여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마하에 보관하고 한꺼번에 분석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브로드연구소, 중국 베이징유전체 연구소도 유사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나 마하는 기존 플랫폼에 비해 분석기간을 12분의 1로 단축할 수 있고 오차도 5-10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상반기에는 파킨슨병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카이노스메드와 협력하고 있으며 파킨슨병 환자 600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마하 플랫폼에 입력해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일 계획이다.
강북삼성병원에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바이오기업 휴레이는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수치나 식단, 복약 상황 등을 스마트폰 어플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으며 신테카바이오와 협력해 개인별 유전자 뿐만 아니라 생활습관과 환경까지 분석해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정밀의료기술로 확대할 계획이다.
②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 삼성서울·서울대병원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은 다세포 생물의 조직을 이루는 개개의 세포 수준에서 DNA, RNA(Ribo Nucleic Acid) 등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이며 개별세포의 서로 다른 분자적인 특징을 이해함으로써 암세포 등 질병세포 이질성을 통해 개인 유전체 기반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생명공학연구원은 단일세포 유전체 및 전사체 분석기술이 2020년 실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암조직의 이질성 및 암세포 진화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단일세포 분석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일부 연구진은 마이크로플루이딕스(MicroFluidics)를 개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Fluidigm을 중심으로 여러 종류의 단일세포 분석기기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으며 대학과 연구기관들에 수천개의 세포가 어떻게 유전자의 명령을 실행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드랍섹(Drop-Seq) 기술을 개발해 마이크로플루이딕스(MicroFluidics) R&D를 강화하고 있다.
세포 분화 과정에서의 후성유전체 변화를 단일세포 수준에서 조사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③ 역학정보 분석기술 - 국내 R&D 투자 시급
역학정보분석기술은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해 감염병 발생과 바이러스 확산을 예측하며 효율적으로 감염병 예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각종 질병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종 바이러스성 질병이 발생하면 초동 대처에 도움을 주고 질병 예방 및 완치율을 극대화해 신종 바이러스와 슈퍼 박테리아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은 글로벌 감염병 진단시장이 2015년 8억3000달러에서 2024년 15억달러로 연평균 6.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러스 감염시장은 2014년 740억달러(약 89조590억원)에서 2021년에는 1176억달러(약 141조5316억원)로 68%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의 확산 방지를 위한 역학조사의 중요성이 대두됐으나 관련법안 개정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감염병 예측과 관련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감염병의 확산경로 예측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감염병의 원인균 자체 변이에 대한 시뮬레이션 도구개발이 매우 미미함에 따라 R&D가 요구되고 있다.
미국은 TACC(Texas Advanced Computing Center)가 텍사스 주립대학의 연구원과 융합연구팀을 구성해 독감 시뮬레이션 시스템인 「The Texas Pandemic Flu Toolkit」을 개발한 바 있다.
MIT에서는 2013년 감염병이 확산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함으로써 감염병 유행 대응 의사결정에서 시뮬레이션 결과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④ 모바일 AI 진단 - 뷰노·루닛·스탠다임·셀바스AI
모바일 인공지능 진단기술은 모바일기기의 내장센서를 통해 데이터, 문자, 음성, 통신 등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질병의 예방·진단·관리에 응용해 개인 질병의 원인 추적과 감염성 질환의 전염을 차단한다.
삼성전자는 심박수 측정 기능 등을 보유한 「기어핏」과 「기어S」를, LG전자는 「라이프밴드 터치」 등을 출시하는 등 모바일 인공지능 진단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뷰노, 루닛, 스탠다임, 셀바스AI 등 국내 인공지능 진단기술 벤처기업들은 딥러닝 데이터 분석의 알고리즘 개발, 머신러닝 기반의 신약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뷰노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영상과 진단자료를 분석해 환자의 폐 질환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는 솔루션을, 루닛은 AI 영상인식 기술을 이용해 가슴과 유방 엑스레이(X-ray) 사진에서 폐질환과 유방암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뷰노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과 함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뷰노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컴퓨터가 스스로 사례를 학습하며 진화하는 딥러닝 기술을 폐질환 조기 진단기술에 채용했다.
뷰노는 골연령 자동 측정 소프트웨어인 「본 에이지」 개발을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허가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루닛은 AI를 이용해 엑스레이 사진에서 폐질환과 유방암을 진단하는데 90% 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딥러닝을 통해 정확도를 개선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인은 유방의 밀도가 높아 유방암 검사용 엑스레이인 「맘모그래피」로 정상조직과 병변을 구분하기 어려웠으나 AI를 통해 진단율을 높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경희의료원을 비롯해 서울 대형병원 5곳과 협력하고 있으며 삼성서울병원은 루닛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결핵, 유방암 등의 조기 진단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스탠다임은 인공지능과 시스템생물학 기술을 접목해 기존의 약물 개발 과정을 개선시키는 기술기반 벤처기업이며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약과정과 비용을 대폭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10년이 넘는 기간과 1조 이상의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신약개발 프로세스를 단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인공지능과 시스템생물학의 성과를 제약분야에 적용해 대규모 의학, 생물학 정보를 학습함으로써 약물의 작용기전을 예측하는 컴퓨터 모델링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셀바스 AI는 음성인식·합성 등 음성지능 분야 원천기술을 보유한 인공지능 기업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의료녹취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의료진들이 수기로 입력하던 내용을 음성으로 녹취해 자동 문서화하는 의료녹취 시스템 「셀비 메디보이스(Selvy MediVoice)」는 국내 다수 대형병원들을 통해 임상테스트와 상용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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