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머 소재는 현재 의료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고도의 인프라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고 전기, 물 등이 충분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누구나가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에서 개발된 폐암 치료약 니볼루맵(Nivolumab)은 피부암을 비롯해 다른 암에도 효능을 발휘할 수 있어 노벨상을 수상할만한 획기적인 항암제로서 주목받고 있으나 2주간 1회 투여할 때 연간 3500만엔에 달하는 고가의 약값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비소세포 폐암 사망자가 매년 6만명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 전원에게 투여한다고 가정할 때 보험 부담이 연간 2조엔 가량 가중돼 부담이 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약국조제 의료비가 약 7조엔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 의료비 부담을 대폭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질병을 치료할수록 빚이 늘어나는 의료 시스템에서 탈피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소재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 폴리머로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 폴리머는 외부 자극에 응답해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고분자 소재의 총칭으로 인텔리전트 폴리머(Intelligent Polymer)라고도 불리고 있으며 스마트의 어원이 라틴어 「Able to Adapt to One's Environment」인 점에서 스마트 폴리머라는 호칭이 일반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극 응답성 이외에 형상기억 및 자가복원, 생분해 특성 등을 지닌 다양한 스마트 폴리머가 개발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외부환경 변화에 응답하는 시스템을 지닌 생물 및 식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바다거북이는 부화온도가 30℃ 이상일 때는 암컷, 28℃ 이하일 때 수컷이 태어나 온도에 따라 성별이 달라지는 성결정 TDS(Temperature-dependent Sex Determination)라고 불리고 있다.
빛과 관련해서는 카멜레온의 카무플라주가 대표적으로 색소 세포의 운동에 따라 초·분 스케일로 채색을 변화시킬 수 있다.
토양 pH에 따라 색상이 변화하는 수국은 산성일 때에는 푸른색을 띄고 알칼리성일 때에는 적색으로 변화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연 속의 환경 응답 시스템을 본받아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외부 공기의 변화에 따라 온도·온도 조절을 적극적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텍스타일 및 온도변화에 따라 색이 변화하는 서모크로믹(Thermochromic) 섬유, 자외선 조사에 따라 색이 변화하는 포토크로믹(Photochromic) 섬유 등이 개발되고 있다.
일련의 스마트한 특성을 의료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게 되면 인프라에 좌우되지 않는 누구나가 이용할 수 있는 의료를 실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항암 치료에 나노섬유 활용
일본 암연구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암 사망자가 연간 약 35만명에 달하며 앞으로도 고령화사회 등에 따라 사망률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에는 최첨단 의료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생존률이 대폭 개선됐으나 조기발견 및 외과 치료가 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효율적인 치료법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표준치료는 외과 치료, 방사선 치료, 화학적 치료가 중심이며 최근에는 면역 치료, 온열 치료, 유전자 치료과 같은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돼 많은 신약이 실용화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의약품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Drug Repositioning」 연구개념이 새로운 논의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안전성을 확인한 기존의 당뇨병 치료약 및 두통약이 다른 질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또 동일 의약품이라도 투여방법 및 회수 등을 변경함으로써 약효가 대폭 향상되거나 부작용이 줄어드는 사례도 밝혀지고 있다.
아울러 다른 치료방법과 병용함으로써 항암제 효과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암 치료는 신약 개발 중심에서 저가에 안전하고 효율적인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새로운 암 치료 가운데 나노섬유를 활용하는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암 조직은 일반적으로 열에 약하며 온열 치료는 약효 향상 및 동통 완화 등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화학 치료 등과 병용하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온도 응답성 나노섬유 안에 자성 나노 입자를 함유하고 외부로부터의 교류자장 인가에 따라 섬유 자체가 발열하는 동시에 온도 응답성 폴리머가 수축해 내포 항암제를 방출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나노섬유 제작에는 전계 방사 공법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암 세포를 주입한 쥐를 활용해 해당 섬유의 항암 활성을 조사한 결과 교류자장의 인가에 따라 암 조직이 증식하는 것을 대폭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5분 동안의 교류자장 인가를 주 1회 실시하는 치료 방법을 2개월간 지속한 결과 암 크기가 10분의 1 이하로 축소됐으며, 자기 발열 및 항암제 투여를 각각 단독으로 실시한 때에 비해 두가지 방법을 모두 실시한 나노섬유를 활용했을 때 살상능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방법을 활용함으로써 그동안 국소적으로 동시에 실시할 수 없었던 온열 치료와 화학 치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저가인 항암제의 약효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면서 적은 양을 투여해도 높은 항암작용을 발휘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암 치료로써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손목시계형 투석 치료로 패러다임 변화
만성 신장병은 암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의료비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병이며 환자수도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석 치료에도 많은 소재(폴리머)가 사용되고 있으며 성능의 비약적인 향상에 따라 환자의 장기생존이 가능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사회복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치료에 따라 시간 및 치료비, 고도의 의료설비(1회 투석에 100리터 이상의 물과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 인력 문제 등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어 투석 치료비가 1인당 연간 500만엔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투석환자 증가와 고령화를 고려하면 자택에서 투석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신장 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세계의 25%에 달하며 환자수가 연평균 12%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공투석을 대체하는 물리현상으로서 흡착 방식이 주목되고 있다.
농도 균배를 원리로 하는 투석(확산)에 대해 흡착은 기본적으로는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현재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는 혈액 흡착 치료 방법으로 활성탄을 충진한 소재가 주목되고 있으나 흡착은 투석에 비해 요독 제거률이 낮기 때문에 나노 구조를 보유하는 제올라이트(Zeolite) 입자를 함유한 나노섬유 메시가 개발되고 있다.
나노섬유 메시의 독소 흡착시험을 실시한 결과 크레아티닌(Creatinine)과 요소를 제거할 수 있고 만성신부전증 모델인 돼지를 활용한 시험에서는 크레아티닌을 정상치 수준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용화까지는 아직 불충분하나 간이형 요독 제거 섬유 장치의 개발은 현재의 혈액 투석 시스템 혹은 의료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기술로 주목되고 있다.
<이하나 기자: lhn@chemlocus.com>
<화학저널 2017년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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