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로 경영권을 둘러싸고 최대주주인 효성과 현재 경영진 사이의 분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카프로는 1974년 민영화 이후 동양나일론(현 효성), 코오롱, 고려합섬 등 3사가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에 간섭하지 않기로 해 오랫동안 전문경영인을 통한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7년 초 1대 주주인 효성이 주주총회에서 2013-2016년 누적 적자액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에 대해 책임을 지라며 박승언 대표이사의 재선임에 반대함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경영권을 두고 투표가 실시됐으며 주주권을 가진 76%가 참석해 60.5%가 박승언 대표 재선임에 찬성함에 따라 일단락된 바 있다.
하지만, 카프로가 9월 효성그룹 전략본부 부사장을 지낸 이계호 감사와 효성 산업자재PG 울산공장관리본부 상근고문을 지낸 조춘 사내이사 등 효성의 경영진을 일부 받아들임에 따라 경영권을 둘러싼 2차 분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이사회에 효성에서 파견한 인물들이 9월 합류하면서 양측 사이의 갈등이 잠시 완화되는 것처럼 보였다”며 “그러나 이후 새로 선임된 경영진이 대표이사와 경영사안에 대해 의견을 달리해 마찰이 빚어지면서 다시금 분쟁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쟁점이 된 사안은 퇴사자의 재고용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프로 관계자는 “박승언 대표가 2017년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자 불황기에 불가피하게 퇴직시킨 전문인력을 비정규직 형태로라도 복직시키려 하는데 새롭게 이사회에 들어온 효성 측 인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효성 측은 카프로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지를 접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카프로 이사회는 박승언 대표, 권용대 부사장 외에 조춘 이사와 사외이사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어 아직까지는 현 경영진의 세력이 과반이지만 효성 측이 감사직을 차지해 차후 분쟁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카프로 관련 사안은 최대주주로서 정당한 주주권을 행사하려는 의지 외에 더하거나 뺄 의도가 없다”며 “예전에는 관련 사업이 화학섬유 사업에서 독과점을 문제삼을 비중이었지만 최근에는 시장이 다각화돼 핵심 사업이 아니게 된 만큼 무리해서 경영권을 차지할 계획은 없다”고 반박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