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은 전기자동차(EV)용 2차전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중국이 전기자동차 생산을 확대함에 따라 고용량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원료로 사용되는 비철금속 가격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은 2017년 상반기 전기자동차 생산량이 21만2000대로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리튬(Lithium)은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제품 배터리로 채용되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자동차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코발트(Cobalt)는 최대 생산국가인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의 생산량이 감소한 반면 수요는 증가해 수급타이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니켈 사용비중을 높인 811NCM 배터리 채용이 증가하며 니켈이 코발트를 대체하고 있다.
중국은 리튬 확보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2015년 칠레를 제치고 리튬 생산량 1위 국가로 부상했고 코발트 광산 지분 확보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일본기업 역시 2차전지, 전기자동차 생산기업들이 비철금속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은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 코스트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차전지, 중국 중심으로 EV용 수요 호조
2차전지는 전기자동차용 수요가 증가하며 원료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이 핵심 부재로 양극재 성분에 따라 크게 NCM,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LFP(리튬-철-인산)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며 국내에서는 NCM 유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NCM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60대20대20인 622NCM을 주로 채용하고 있으며, LFP는 중국 등에서 일부 채용하고 있으나 에너지밀도가 낮고 무겁기 때문에 전기자동차용으로는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2016년 말 전기자동차 보조금 규정의 최소 주행거리 기준을 늘리는 등 규제를 추가함에 따라 고용량인 NCM 배터리의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1-6월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량이 21만2000대로 전년동기대비 약 20% 증가한 가운데 전기자동차가 17만5000대로 30% 증가한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는 3만7000대로 14% 줄었다.
LiB(Lithium-ion Battery) 역시 1-5월 생산량이 35억8000만개로 34.5% 증가했다.
중국은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생산량을 2022년 100만대, 2027년 20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리튬, 전기자동차 상용화로 수요 폭증
리튬은 LiB의 핵심원료로 스마트폰, 노트북 등 각종 전자제품의 배터리 소재로 채용되면서 강세를 계속하고 있다.
리튬은 매장량 절반 가까이가 염화리튬 상태로 녹아 있어 우유니 소금사막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이 세계 매장량의 80%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에도 일부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생산량이 급증하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리튬은 스마트폰 대당 0.02kg 채용에 그치는 반면 전기자동차는 대당 28kg이 채용되며 스마트폰에 비해 약 1400배 많은 양이 소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수요가 2015년 17만6000톤 수준에서 2025년 77만5000톤으로 증가해 국제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가격은 2017년 9월 kg당 136.40위안으로 전월대비 8.92위안 상승했다.
2014년 9월 35.00위안에서 꾸준히 상승해 2016년 1월 처음으로 100위안을 넘어서며 112.10위안을 기록했고 3월 142.65위안으로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후 2017년 2월 113.00위안으로 하락한 뒤 최근에는 수요 호조에 따라 130.00위안 수준을 회복했다.
중국, 리튬 최대 생산국 “등극”
중국기업들은 리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2015년 리튬 최대 생산국가로 자리잡았다.
중국 최대의 리튬 생산기업 Tianqi는 세계 최대 리튬광산인 오스트레일리아 Greenbushes 광산 지분 51%를 확보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Greenbushes는 9만5000톤 상당의 리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 Ganfeng Lithium은 2017년 5월 광산 개발을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의 리튬 생산기업 Pilbara Mineral과 공급 및 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중국 Optimum Energy는 2017년 6월 오스트레일리아 Altura Mining과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 국영기업 CITIC 역시 칠레 최대의 리튬 생산기업 SQM의 지분을 확보했다.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 1위인 BYD는 중국 내륙의 리튬 광산에 직접 투자해 2017년부터 최대 4만톤 가량의 리튬을 채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2017년 2월7일 독자기술 개발 7년만에 탄산리튬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탄산리튬은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내부 리튬 공장에서 2500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포스코ESM, LG화학, 삼성SDI 등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2500톤 가량의 리튬을 생산하는데 불과해 리튬 메이저의 지분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리튬 염호를 보유한 곳과 본격적으로 접촉할 계획”이라며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등 중남미기업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리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칠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리튬 개발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칠레 생산진흥청 리튬 개발 사업의 1차 입찰심사에서 12곳 가운데 삼성SDI를 포함한 7곳이 선정됐다.
칠레 Atacama 염호를 개발해 리튬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로 2017년 7월 미국 Albemarle이 확장 프로젝트를 취득해 생산능력을 2만6000톤에서 8만2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코발트, 6만달러를 넘어섰다!
코발트는 배터리 원료 코스트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초강세가 2차전지 제조 코스트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발트는 2017년 1월 3만4962달러에서 9월 6만1000달러 수준으로 2배 가까이 폭등하는 등 초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세계 코발트 매장량은 약 700만톤으로 콩고민주공화국에 50% 가량인 340만톤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생산량 역시 콩고민주공화국이 6만톤으로 세계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콩고민주공화국의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해 수급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코발트 가격이 2016년 상반기 2만달러 초반에 형성됨에 따라 수익성이 낮아 생산량을 축소했으며 이후 내전 등으로 생산과 유통이 제한돼 수급타이트가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분쟁광물로 규정돼 국제사회의 규제를 받게 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2013년 재취 과정에서 노동력 착취 등 인권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콩고민주공화국 등에서 채굴되는 주석, 텅스텐 등과 파생물을 분쟁광물로 지정하고 유통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미국기업 뿐만 아니라 전자부품 등을 생산해 미국기업에 공급하는 외국기업도 적용대상에 포함돼 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
코스모화학, 코발트 재가동 영향 “미미”
코스모화학은 2017년 11월 황산코발트 공장을 재가동할 예정이다.
코스모화학은 황산코발트 공장의 최대 가동률이 60%에 불과해 가동을 중단하는 편이 수익성이 더 높아 2016년 가동을 중단한 바 있으나 코발트 사업 부문을 단순·물적분할해 코스모에코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투자유치를 통해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황산코발트 공장을 재가동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코프로가 2017년 포항 공장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증설할 것으로 알려져 황산코발트를 에코프로에게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생산능력이 1300톤으로 2016년 글로벌 수요 4만3110톤의 3%에 불과해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Huayou Cobalt와 자회사 CDM 등을 통해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의 광산 대다수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콩고민주공화국은 2001년 이후 17년 동안 조제프 카빌라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고 있으며 2016년 말 임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과도정부를 구성해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 코발트 등 천연자원을 독점하기 위해 카빌라 대통령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져 원료 비철금속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니켈, 코발트 대체수요 증가하나?
니켈은 비교적 가격이 안정적으로 형성됨에 따라 코발트 대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전지는 622NCM 배터리가 주로 채용되고 있었으나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80대10대10인 811NCM 배터리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발트 가격이 톤당 6만1000달러 이상으로 초강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하락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채용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811NCM 배터리를 채용하면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기존보다 30% 가량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극적으로 대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12월부터 811NCM 배터리를 ESS(Energy Storage System)용으로 생산하며 2018년 3/4분기부터 전기자동차용으로 생산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세라믹 코팅 분리막 기술이 세계 2위로 니켈 비율을 높인 배터리의 열 발생, 가스 발생, 짧은 배터리 수명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켈 가격은 2014년 9월에는 1만8079달러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으나 2016년 상반기에 8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12월에는 1만1013달러로 1만달러 이상을 회복했으나 2017년 4-7월 또다시 1만달러가 무너져 8000-9000달러를 형성했다.
3/4분기에는 중국 재고가 연초 20만톤에서 13만톤으로 감소함에 따라 상승해 9월 기준 1만2046달러를 나타냈다.
배터리부문 수요 증가와 주요 항구에서 화물 단속이 이루어짐에 따라 운송비가 상승한 것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니켈은 가격이 1만톤 가량 변동했으나 9월 기준으로 코발트에 비해 5배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안정성이 확보되면 무난히 대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마다가스카르 Ambatovy 니켈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확보하고 있다.
Ambatovy에서 생산되는 니켈의 50%에 대해 Off-Take 권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포스코, 포스코대우 등 국내기업이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LG, 적극적인 투자 절실…
원료 비철금속은 배터리 원료 코스트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주요 원료가격이 초강세를 유지함에 따라 생산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산기업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원료 코스트 인상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도록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다”며 “원료 코스트 인상분이 전부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료 코스트가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미국, 일본 등은 전기자동차 생산기업에서도 원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2차전지 생산기업을 포함한 전기자동차 생산기업에서도 원료 확보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LG상사는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개발 사업을 추진한 바 있으나 2016년 철수했다.
아르헨티나 Sal de Vida 리튬 탐사 프로젝트는 2010년 캐나다 Galaxy Resources와 합작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화됐으며 탐사 대상 지역인 Homber Mueorto 염호에 탄산리튬 200만톤, 염화칼륨 900만톤 이상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LG상사, GS에너지, 한국광물자원공사 컨소시엄은 프로젝트에 1500만달러를 지원하며 프로젝트 지분율 4%를 확보하고 추가 옵션에 따라 30%까지 확대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프로젝트 개발 기간과 비용 증가에 부담을 느끼고 2016년 6월14일 2단계 개발 추진 과정에서 철수했다.
LG상사는 2017년 알루미늄, 구리, 아연 등 수익성이 좋지 않은 비철금속 트레이딩을 중단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리튬, 코발트 등 2차전지 원료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별다른 계획이 알려지지 않아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임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