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산업은 원/달러 환율 약세를 이어감에 따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원/달러 환율은 2016년 말 1208.5원, 2017년 말 1071.4원, 2018년 1월 말 1068.0원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원화, 유로화,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달러화, 엔화는 약세를 나타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2018년 평균 1090원 수준으로 2017년에 비해 40원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최용민 실장은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변동률이 2016년 말 대비 13.5%로 빠르게 절상되고 있다”며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유로화 14.1% 다음으로 높은 절상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엔화 3.0%, 위안화 6.9%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해 한국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미국 재무부의 중장기적 원화절상 권고 및 정책 반응, 경상수지 흑자, 대외 불안요인 일부 해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환리스크 부담으로 수출 경쟁력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2014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출기업들은 적정 환율로 1073원, 손익분기점은 1045원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대기업은 적정환율 1069원, 손익분기점 1040원이라고, 중소기업들은 적정환율 1073원, 손익분기점 1046원이라고 응답했다.
화학산업은 원/달러 환율이 2016년 1160원으로 2009년 1287원에 비해서는 크게 절상됐으나 적정환율 1070원을 크게 상회함으로써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수익 창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2017년 11월 이후 원/달러 하락세가 이어짐에 따라 2018년에는 수익성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석유화학을 포함한 제조업은 원/달러 환율이 영업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상관관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1.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관련 수익성이 악화되지만 원유, 나프타(Naphtha) 등 원료 코스트를 절감할 수 있어 원/달러 환율 변동이 영업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석유화학산업은 환율 변동만으로 영업손익이 결정되지는 않는다”며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영업손익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년간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상을 형성해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서는 등 수익성이 좋았고 1100원 이하로 떨어지면 영업이익률이 10% 미만에서 2%까지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석유화학의 다운스트림인 정밀화학은 글로벌 시장을 독점하지 않는 이상 수출에서 발생하는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밀화학은 원료를 대부분 석유화학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어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생산제품은 수출비중이 높아 코스트 경쟁력에서 뒤처질 뿐만 아니라 외화환산 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적정환율,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1050달러대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출비중이 높은 화학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1100달러대가 붕괴되면 석유화학기업들도 수출시장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화학산업은 범용제품 위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가격이 상승해 경쟁국의 화학제품에 비해 코스트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허웅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