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기업들은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함에 따라 비상이 걸렸다.
한국전력공사는 밤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심야시간, 이른바 경부하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작업에 착수했으며 12월까지 인상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4시간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석유화학, 철강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며 건설, 조선, 자동차, 생활용품, 에너지 등 사실상 거의 모든 전방산업들도 경쟁력 약화를 염려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장치산업인 만큼 전력 소모가 크며, 특히 가성소다(Caustic Soda) 등 염소계열 화학제품은 소금을 전기로 분해하는 과정에 따라 원가의 60-70%를 전기요금이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태양광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Polysilicon) 역시 원가의 30-40%가 전기요금으로 구성돼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전기요금 인상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LG화학은 오창에서 28MWh, 익산 23MWh, 여수는 6MWh급 ESS(Energy Storage System)를 가동하며 전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OCI도 군산공장에 51MWh ESS를 도입했다.
하지만, 대규모 전력을 소화할 만한 기술력을 아직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심야시간 전력을 활용하는 방식이어서 해당 시간 전기요금이 오르면 효과가 퇴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투자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OCI는 국내 전기요금 인상 여파를 피해 요금이 3배 정도 저렴한 말레이지아에서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확보하고 생산체제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제조업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전체적인 원가 구조를 높이는 결과”라며 “특히, 제조업이 경부하 시간대 전력을 저렴하게 활용하는 기존체계는 주간 중부하의 부하를 낮추는 동시에 야간에 버려지는 전력을 활용하고자 시작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단순 소모전력인 주택·상업용과는 달리 산업용은 새로운 재화 창출을 위한 것으로 성격 자체가 다르다”면서 “주택·상업용은 여러 차례 송·변전 과정을 거치는 반면 산업용은 고압의 전력을 그대로 공급받기 때문에 저렴한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