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지는 스팀 크래커 등에서 부생된 분해유 유분 가운데 탄화수소를 중합해 수지화한 것으로, 예로부터 로진(Rosin) 등 천연수지 대체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지방족계는 C5계, 방향족계는 C9계로 부르며 C5 유분과 C9 유분 혼합물을 원료로 사용한 공중합계, C5 유분에서 제거 및 추출된 DCPD(Dicyclopentediene)를 베이스로 한 DCPD계, 해당 수지를 수소화한 수첨계 등으로 구분되고 있다.
C5계는 포장도로의 흰색 선을 그릴 때 사용하는 트래픽 페인트의 바인더, 타이어 및 고무의 점착성 부여 및 개질, 점착테이프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C5/C9 공중합계는 기능이 다양해 넓은 용도를 커버하고 있으며 DCPD계도 접착제, 잉크, 페인트 등에 사용하고 있다.
수첨계는 무색·무미·무취에 열, 자외선에 대한 안정성이 뛰어나 기저귀 등 위생용품에 사용하는 핫멜트(Hot-Melt) 접착제 용도가 가장 크고 수지, 필름 개질제로도 투입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참여로 경쟁 본격화
글로벌 시장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주로 기저귀용 접착제 등에 사용되는 수첨 석유수지의 수요 신장이 눈에 띄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1977년 C9계, 1993년 C5계, 1997년 DCPD계를 차례로 상업했으며, 한화케미칼이 2019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여수에 C5계 DCPD계 수첨 석유수지 5만톤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동남아, 중국 등의 경제성장을 타고 기저귀용 수요가 신장하며 호조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기업들도 신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고, 특히 JXTG에너지, 제온(Nippon Zeon) 등 일본기업들이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원료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어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요구되고 있다.
코오롱, 장기전략 마련 시급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한화케미칼이 상업화하기 전까지 국내 유일의 석유수지 생산기업 지위를 유지하며 호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76년 국내 최초로 울산에 생산설비를 구축한 이래 현재 여수, 대산를 포함해 3곳에서 9만톤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세계 생산량 40만톤의 약 25%에 달하는 수준이며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물량의 대부분은 중국, 일본, 유럽, 미국 등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기저귀 등 위생소재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조를 누리고 있다.
2017년에는 원료가격 상승, 환율 여파 등으로 대폭 악화가 예상됐던 전체 영업실적 부진을 석유수지 사업 호조가 소폭이나마 만회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7년 연결 기준 매출이 4조6070억원으로 전년대비 1.0%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영업이익은 1983억원으로 28.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319억원으로 25.1%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석유수지, 타이어코드(Tirecord), 에어백 쿠션의 호조로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화케미칼의 신규 진출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새로운 위기로 우려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여수 16만5000평방미터 부지에 DCPD계 수첨 석유수지 5만톤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2018년 착공해 2019년 상업가동할 예정이며 2020년까지 기저귀 등 위생소재용 석유수지 시장이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규가동 후 빠른 시일에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DCPD계 뿐만 아니라 C5계, C9계 등 석유수지 3대 부문을 일괄생산하고 있어 한화케미칼 상업화에 따른 타격이 미미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으나 한화케미칼이 최초 생산능력으로 5만톤이나 계획하고 있는 만큼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 수첨제품 중심으로 성장세
일본 석유수지 시장은 성숙된 상태이나 2017년에는 수출 확대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했다.
2017년 생산량은 10만9413톤으로 전년대비 8.7% 늘어났고, 생산량에 수출입을 가감한 내수는 8만976톤으로 15.2% 늘어나며 2012년 이후 5년만에 8만톤대를 넘어섰다.
전체적인 수요비중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핫멜트 접착제용은 수첨계가 계속 투입되면서 수요가 신장하고 있고 페인트, 점착테이프용 역시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다만, 중기적으로 보았을 때 전방산업의 변화에 따라 수요가 점차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잉크용 석유수지는 정보통신 매체가 종이매체에서 스마트폰 등 전자매체로 전환됨에 따라 잉크 생산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
페인트용은 일본의 페인트 생산량이 소폭이나마 4년 동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석유수지 함유량이 많은 트래픽 페인트 생산량이 4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되며 호조를 계속하고 있다.
점착테이프용은 인터넷 쇼핑 등의 보급으로 포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안정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주로 수첨 석유수지가 투입되는 핫멜트 접착제 용도는 최근 수년 동안 가장 가파르게 신장하고 있다.
일본은 2017년 기저귀 생산량이 246억장으로 10.0% 증가해 5년 사이 2배 가까이 급성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영유아용 기저귀 뿐만 아니라 고령화 영향으로 성인용 기저귀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 관광객, 무역상 등의 대량구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수지 수출은 2017년 5만1368톤으로 2.1% 늘어나 3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됐고, 수입도 2만2931톤으로 15.0% 급증했으며 2년 연속 10%대 신장을 유지했다.
석유수지 수입은 급격한 엔고 현상의 영향으로 2011년 50%, 2012년 20% 증가했으며 2013년, 2014년에는 감소했으나 2016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입시장은 중국, 한국, 타이완산이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Tosoh, 안정공급체제 강화 “총력”
도소(Tosoh)는 C5/C9 공중합계 브랜드 Petrotack과 C9계 석유수지 브랜드 Petcoal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주력용도인 타이어용 뿐만 아니라 종이테이프의 점·접착용, 아스팔트용 등 신규 용도를 개척하면서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
2개 브랜드는 요카이치(Yokkaichi)에서 1만8000톤 멀티 플랜트를 통해 생산하고 있으며 수요에 맞추어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도소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가동하고 있어 에틸렌부터 일괄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NCC는 풀가동 상태로 석유수지 플랜트도 높은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안정공급 및 유분의 유효활용을 위해 앞으로도 공급체제를 더욱 안정화 및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어용 석유수지는 친환경 타이어 시장 확대를 계기로 수요가 더욱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수요처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이 가능한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JXTG, 포트폴리오 통합 “효과적”
JXTG에너지는 2017년 4월 JX에너지와 Tonen General Oil이 통합해 출범했으며 양사가 각각 보유하고 있던 석유수지 사업도 현재 모두 통합한 상태이다.
JX에너지는 가와사키(Kawasaki)에서 C9계 1만8000톤, DCPD계 2000톤 공장을 운영했고, Tonen General Oil 역시 가와사키에서 C5계 1만5000톤, 수첨계 1만8000톤을 가동했다.
통합을 통해 석유수지 포트폴리오가 더욱 확대됐으며 개발, 생산, 영업 모든 면에서 시너지를 추구하면서 통합효과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다.
JXTG에너지는 위생소재용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신규 플랜트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제온, PIP계 수첨제품으로 차별화…
제온은 2017년 미즈시마(Mizushima)의 C5 석유수지 플랜트 인근에 수첨제품 플랜트를 건설하며 수첨 석유수지 시장에 신규 진출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기저귀용 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냄새를 줄이고 싶어하는 수요기업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제온이 생산하는 석유수지는 DCPD계, C5계, C9계와 다른 PIP(Piperylene)계 C5 석유수지라는 점이 특징이다.
PIP계는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 성분이 비교적 적고 DCPD계보다 수소를 적게 첨가해도 냄새와 VOCs를 저감할 수 있어 차별화 전략에 용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저귀 외에 라벨, 식품 관련용도 개척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생산설비는 미즈시마 4만톤, 타이 4만톤 등 2기 8만톤으로 기저귀, 라벨, 테이프용 수요가 계속 신장함에 따라 추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IK, 3만5000톤 생산체제로…
이데미츠고산(Idemitsu Kosan)은 타이완에 수첨 석유수지 플랜트를 신규 건설하고 있다.
2019년 상반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타이완 FPCC(Formosa Petrochemical)와 50대50 합작으로 마일리아오(Mailiao)에 건설하고 있으며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CPD, 방향족 화합물을 원료로 사용하며 생산능력은 2만5000톤이다.
신규 플랜트 건설은 기저귀 등에 사용하는 핫멜트 접착제용 수요가 신장하고 있는 가운데 도쿠야마(Tokuyama) 플랜트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쿠야마 플랜트는 생산능력이 1만톤으로 타이완 신규 플랜트가 완공된다면 총 3만5000톤 체제를 갖추게 된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일본의 석유수지 수급동향, 일본의 석유수지 수입동향, 일본의 페인트 생산동향, 일본의 인쇄잉크 생산동향, 일본의 기저귀 생산동향>
<화학저널 2018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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