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항암제, 항생제 등 의약품 원료를 더 쉽고 저가에 만들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한수봉 박사 연구팀이 피리딘·퀴놀린계 화합물 알킬화 반응을 위한 핵심원천 기술을 확보했다고 9월6일 밝혔다.
항암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등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주성분인 다양한 피리딘·퀴놀린계 화합물 제조방법을 알아야 하며, 특히 분자 내 탄소·수소 결합을 끊어내는 알킬화 반응을 이용하면 다양한 의약품에 쓰이는 화합물을 간단하고 쉽게 합성할 수 있다.
기존 방식은 화학 반응성이 비교적 낮고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공정이 필요했다. 팔라듐, 로듐 등 값비싼 전이금속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금속을 제거해야 하는 공정을 추가해야 한다.
연구팀은 비티그(Wittig) 시약을 활용해 피리딘과 퀴놀린을 알킬화할 수 있는 간편한 반응공정을 구현했다.
비티그 시약은 노벨화학상 수상자 비티그 교수가 1952년 개발했고 화합물 제조에 널리 쓰이는 시약 중 하나이다.
산소를 투입한 피리딘 또는 퀴놀린에 비티그 시약을 넣은 후 온도·농도 등 반응 조건을 조절해 최적화 반응을 끌어냈다.
피리딘이나 퀴놀린에 포함된 산소와 비티그 시약 내 인이 서로 잘 반응해 두 물질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원리를 이용한 기술로 피리딘 또는 퀴놀린에 붙어 있는 수소가 떨어져 나가고 탄소로 바뀐다.
한수봉 박사는 “의약품을 구성하는 주요 화합물인 피리딘과 퀴놀린의 알킬화 화합물을 지금보다 더 간편하고 저가에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성균관대 약학대학 김인수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화학분야 최고권위 국제 학술지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판 9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