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일본-유럽연합(EU) 경제동반자협정(EPA)에 대응해 고부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일본과 EU가 2월1일 출범시킨 EPA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최대규모 자유무역협정으로 알려져 있다.
EU는 일본산 수입제품 99%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고 일본은 EU산의 97%에 대해 관세를 없앨 계획이며, 특히 석유화학 분야는 EU가 2월1일부터 유기화학제품, 합성수지 관련제품 등 6개 품목을 제외하고 전부 영세율을 적용함에 따라 일본기업들이 정밀화학, 플래스틱 가공제품 등을 무관세로 EU로 수출하게 됐다.
EU는 단일 경제권 가운데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석유화학제품 수입국으로, 양국의 EPA 체결은 국내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17년 EU의 석유화학제품 수입액은 989억유로(약 125조9700억원)였으며 최근 역내 공급부족으로 수입을 늘리는 추세이다.
한국은 2011년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한 이후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2017년 기준 EU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과 일본의 EU 수출품목이 상이한 만큼 단기적인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 EU 수출품목 중 합성수지와 관련제품이 65%로 범용제품에 집중돼 있으나 일본은 유기화학 48%, 합성수지와 관련제품 43%로 이루어져 있다.
2017년 기준 합성수지는 국내 EU 수출단가가 톤당 1477유로로 일본의 40%에 불과했고,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HDPE(High-Density Polyethylene), PP(Polypropylene) 등도 일본산이 한국산에 비해 가격이 1.4-2.5배 높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일본산의 입지 강화로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범용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이 EU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국내기업의 유럽 진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장현 한국석유화학협회 대외협력본부 과장은 “현재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주력시장인 중국, 동남아에서 지속적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 화학소재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