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인력 및 기술을 둘러싼 공방전은 인력 수급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모정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차전지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하는 반면 연구개발(R&D) 등 전문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전문인력의 대폭적인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자발적 퇴직자가 2016년 350여명, 2017년 400여명에 달했으며 전체 사업부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지만 배터리 전문인력도 상당수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2년 동안 자사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빼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인력 빼가기가 아니라 최고 대우를 통해 인재들을 끌어모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LG화학은 직원 평균 연봉이 8800만원, SK이노베이션은 1억2800만원이며 배터리 사업 인센티브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불거진 양사의 갈등이 관련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고질적인 구조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차전지 시장이 아직 성장단계라 인력 수요와 공급 간의 차이가 크고 관련기업 사이에서 인력 쟁탈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전문인력 풀이 적기 때문에 초기 반도체 시장과 마찬가지로 인력 쟁탈전이 치열하다”며 “관련 전문가의 이직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EV 배터리는 화학 관련 기술은 물론 자동차와 같은 대량생산 공정 노하우 등도 필요한 난도가 높은 분야이며, 생산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장악을 위해 배터리 기술 개발 및 생산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LG화학은 국내 배터리 산업 선두주자로 1990년대 초반부터 30년에 가까운 투자와 연구개발 끝에 2018년 4분기 최초로 분기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비교적 후발주자이나 LG화학과 동일한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고 2018년 들어 글로벌 수주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점유율을 대폭 향상시킴으로써 삼성SDI를 제치고 LG화학과 정면으로 대결하게 됐다.
삼성SDI는 아직 시장 2위이나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어 양사와의 충돌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