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신학철)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법률 대리인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LG화학은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하면서 글로벌 로펌 다청덴튼스(Dacheng Dentons)의 미국법인인 덴튼스US를 법률대리인으로 정식 선임했다.
다청덴튼스는 2015년 중국계 로펌 다청과 글로벌 로펌 덴튼스가 합병하며 설립됐고 세계 50여개국에 독립 법인을 두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법인인 다청은 합병 이전인 2013년부터 글로벌 3위 배터리 생산기업인 중국 비야디(BYD)의 법률자문을 해왔고 최근까지도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다청덴튼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2018년 9월 다청 소속 변호사가 비야디에서 법률 관련 강의를 진행한 사실도 게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비야디와 관계를 맺고 있는 로펌의 관계법인이 LG화학-SK이노베이션 소송에 관여하면 기술 유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배터리 뿐만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내 핵심산업의 기술 및 인력이 중국으로 유출되면서 비상이 걸린 가운데 해당 소송으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LG화학 측은 다청덴튼스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일방적 주장이라는 반박을 내놓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다청덴튼스는 국가별로 별도의 독립법인을 두고 있고 서로 문서나 정보 공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덴튼스US가 소송 관련 정보를 다청에게 넘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덴튼스US는 미국 국방부가 요구한 모든 보안 관련 의무사항을 충족한 로펌으로 등록돼 있다”면서 “단순히 관계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송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주장을 내놓으면 로펌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