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우케미칼(Dow Chemical)과 듀폰(DuPont)이 경영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다우듀폰(DowDuPont)이 사업회사 분할을 완료했다.
소재과학부문 사업회사인 다우케미칼은 4월, 특수화학제품 사업회사 듀폰과 농화학 사업회사 Corteva Agriscience는 6월 정식 출범했다.
유럽·미국 화학기업들은 과거부터 인수합병(M&A), 사업 매각 등을 통해 변혁을 도모해왔으나 다우듀폰이 선택한 50대50 경영통합 및 사업회사 분할은 과거 사례가 없는 새로운 방식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에 더 많은 경영자원을 투입하는 체제로 변신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으나 다우듀폰 탄생의 영향으로 유럽·미국 지역에서 종합화학기업을 표방할 수 있는 곳이 바스프(BASF)에 국한돼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2018년 매출 859억달러에 영업이익 55억달러
다우듀폰은 합병 이후 수익성 면에서 시너지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듀폰은 2018년 매출이 859억달러(약 96조원)로 전년대비 37.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4억9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로 3.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 4분기에는 매출이 201억달러로 2017년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8만7000달러에서 플러스 7억2000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흑자전환은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으로 코스트 감축 효과가 발휘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다우케미칼과 듀폰은 2015년 말 합병을 발표하고 2017년 9월 모든 M&A 절차를 완료하며 신생 다우듀폰으로 재탄생했다.
이후 수익성이 낮은 비효율 사업은 적극 매각하거나 통합해 전문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수익성 향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합화학 통합 후 사업 분할로 전문화
다우케미칼과 듀폰은 2015년 12월 50대50 경영통합 이후 사업회사를 분할하겠다고 밝혔으며 양사 주주들이 2016년 7월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을 승인했다.
2017년 8월31일 통합을 완료하고 9월1일부터 다우듀폰 주식이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다우케미칼은 끊임없이 사업구조 개혁을 진행해왔다.
PC(Polycarbonate)를 비롯해 CA(Chlor-Alkali), 에폭시수지(Epoxy Resin) 사업을 매각했고 중동이나 미국 멕시코만 인근에서 대형 설비투자를 진행한 덕분에 4월 새롭게 출발하는 다우케미칼 역시 사업기반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게 됐다.
북미 이외지역에서는 일본에 해외 첫 그룹기업 아사히다우(Asahi Dow)를 설립하고 해외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것 역시 유럽·미국 화학기업으로서 선진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2019년 6월 출범한 듀폰은 CEO(최고경영자)로 다우듀폰 특수화학제품 사업부문 최고 집행책임자인 마크 도일 씨를 선임했다.
마크 도일 CEO는 “1802년 설립 이후 거듭해온 변혁이야말로 듀폰의 역사”라며 “신생기업 듀폰의 탄생은 새로운 변혁”이라고 강조했다.
듀폰은 설립 이후 흑색화약 생산부터 시작해 1990년대 초기에 화학기업으로 변신했으며 그동안도 사업 구조개혁을 단행함으로써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1903년 개설돼 많은 혁신제품을 창출함으로써 듀폰의 역사를 이끌어온 중앙연구소 역시 최근의 변혁을 지원하고 있다.
제약·농약 사업 전문화하며 “이합집산”
화학사업 확대에 매진해온 다우케미칼과 듀폰 양사는 1980년대부터 경영 다각화 노선을 추구해왔다.
의약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구체화했고, 듀폰은 석유 사업에 참여했다. 특히, 의약품과 농약 등을 취급하는 생명과학 사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화했던 시기로 평가된다.
생명과학 사업에 대한 투자집중 현상은 유럽·미국 화학기업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흐름이나 1990년대 들어 생명과학과 화학을 별개의 사업으로 분리하는 시도들이 이루어지면서 격동의 시기가 도래했다.
영국 ICI가 생명과학 부문을 제네카(Zeneca)로 분할하며 앞장섰으며, 화학 사업에서는 유니레버(Unilever)가 스페셜티 사업을 인수하고 기존사업을 매각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독일 훽스트(Hoechst)와 프랑스 롱프랑(Rhone-Poulenc)은 생명과학 사업을 합쳐 아벤티스(Aventis)를 출범시켰으며, 훽스트의 화학 사업에서 셀라니즈(Celanease) 등이 탄생했다. 롱프랑의 화학 사업에서는 로디아(Rhodia)가 새롭게 출범했다.
시바가이기(Ciba-Geigy)와 산도즈(Sandoz)가 합작해 노바티스(Novartis)를 설립했고, 스페셜티 사업을 담당하던 Ciba Specialty Chemicals과 클라리언트(Clariant)가 탄생한 것도 1990년대이다.
미국에서는 몬산토(Monsanto)의 화학 사업을 이어받은 솔루티아(Solutia)가 출범했다.
이노베이션 통해 스페셜티기업으로 성장
다우케미칼과 듀폰도 경영전략을 전환했다.
다우케미칼은 1990년대, 듀폰은 2000년대 초반 의약품 사업을 매각하고 다각화로부터 전환을 시작했다.
다우케미칼은 유니온카바이드(Union Carbide)와 롬엔하스(Roam & Haas)를 인수해 화학과 농약 사업을 강화한 후 석유화학과 플래스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비투자를 구체화했다.
듀폰은 바이오 기술, 식품·영양, 고기능 소재, 농업 관련사업에 중심을 두고 바이오 베이스로 1.3-PDO(Propanediol) 개발에 나섰다.
화학산업을 이끌어온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경영통합 및 사업회사 분할은 앞으로 화학기업들이 선택할 새로운 전환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우듀폰은 최종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소재과학기업이자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적인 생산제품을 제공하고 용도를 창출하는 등 현재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이끌어내는 스페셜티기업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업 변혁에 공을 들이며 종합화학기업 체제를 확보하게 된 바스프나 화학, 헬스케어, 농약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경쟁 화학기업들과는 전혀 다른 노선이어서 글로벌 화학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우케미칼, C2 체인 효율화 적극 추진
다우케미칼은 C2 체인을 중심으로 영업이익 향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다우케미칼은 앞으로 3년 동안 설비투자액을 연평균 28억달러 수준으로 억제하고 기존 에틸렌(Ethylene) 크래커와 유도제품 플랜트의 통합을 본격화함으로써 C2 체인의 수익성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리스크를 저감하고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프로젝트에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사업 코스트 절감과 함께 4월 다우듀폰 분할로 정식 출범한 신생 다우케미칼의 경영 안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다우케미칼은 신생기업으로 재탄생하면서 사업 EBITDA(감가상각 이전 영업이익)를 경영지표 가운데 중시하는 항목으로 설정하고 있다.
성장단계를 2019-2020년, 2021-2023년으로 나누어 각각 11억5000만달러, 15억달러 상당의 사업 EBITDA를 올릴 계획이다.
신생 다우케미칼의 기본전략은 리스크와 자본집약도가 낮은 프로젝트에 우선 투자하는 것으로, 2014-2016년에는 설비투자에 연평균 40억달러를 투입했으나 앞으로 3년 동안에는 28억달러만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HDPE(High-Density Polyethylene),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 엘라스토머(Elastomer) 등 생산설비를 건설하고 모든 설비가 상업가동에 돌입하는 2020년에는 최대 3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틸렌·유도제품 통합으로 수익력 강화
2022년까지는 대형 프로젝트 여러 건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텍사스에 건설하고 있는 대형 ECC(Ethane Cracking Center) TX-9는 2020년 1분기 에틸렌 생산능력을 50만톤 증설하고 2022년 상반기에는 유럽 서부에서 PE 45만톤, 2022년 하반기에는 미국 멕시코만에서 솔루션 PE 60만톤 투자를 완료할 방침이다.
또 3-4년 이내에 세계 전체적으로 35만톤에 달하는 패키지 관련 디보틀넥킹도 진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실록산(Siloxone) 관련 생산 강화 및 글리콜에테르(Glycol Ether) 생산능력 2배 확대 프로젝트, 알콕실레이션(Alkoxylation) 설비투자도 계획하고 있으며 투자를 완료하면 이익을 14억달러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 프로젝트 중에는 다우케미칼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C2 사업이 많으며 에틸렌 설비와 유도제품을 효율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 내포돼 있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에틸렌 가운데 68%는 패키징 & 특수 플래스틱용, 14%는 EO(Ethylene Oxide) 관련, 10%는 기타 유도제품에 투입하고 있으며 나머지 8%에 해당하는 110만톤 가량은 잉여물량으로 남아 있다.
앞으로는 유럽에서 50만톤, 미국 텍사스에서 37만5000톤 발생하는 잉여물량을 포함해 2022년경 전량을 유도제품 원료로 소비할 계획이다.
설비투자와 함께 코스트 시너지도 추구하고 있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연구개발비, 변동비, 인건비 및 고정비 등 각종 코스트 감축을 통해 8억달러에 달하는 이익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E 수익성 악화 불가피 “영업전망 하향조정”
신생 다우케미칼은 2019년 4월 패키징 & 스페셜티 플래스틱, 산업용 중간소재 & 인프라, 퍼포먼스 머티리얼 & 코팅 등 3개 분야 6개 사업으로 정식 출범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당분간 리스크를 억제하고 수익성을 창출하기 위한 사업체제를 영위할 계획이나 최근 세계 석유화학 시장을 둘러싼 악재 영향으로 기존 주력사업인 패키징 & 스페셜티 플래스틱 사업에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영업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에는 사업기반을 견고히 다지기 위해 8억달러 상당을 사업 코스트 최적화에 투입할 예정이며 연말까지 전체 작업의 75%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고기능 PE, 엘라스토머 등은 2018-2019년 미국에서 신규 가동한 설비를 통해 생산능력을 60만톤 정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세계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대책 마련도 서두르고 있다.
석유화학 시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력사업인 패키징 & 스페셜티 플래스틱 사업에서 PE 마진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사업이 호조를 거둔 2018년에 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더 악화된 시장상황을 반영해 2019년 1분기부터 영업 전망을 더 하향 조정했다.
매출액은 한자릿수 후반 혹은 10%때 초반 마이너스를, 오퍼레이팅 EBITDA는 마이너스 20%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기보수 코스트 증가, 환차손 등도 영업실적 악화요인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실록산, 이소시아네이트(Isocyanate) 등은 사업환경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듀폰, LG화학에게 OLED 소재 기술 매각
듀폰은 LG화학에게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플랫폼인 솔러블(Soluble)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소재 기술을 매각한다고 2019년 4월2일 발표했다.
인수범위는 물질·공정 특허 540여건을 포함한 무형자산과 연구 및 생산설비를 포함한 유형자산 등 솔러블 OLED 소재 기술 및 노하우 관련 모든 자산이다.
솔러블 OLED 디스플레이는 용액 형태의 소재를 잉크젯 프린팅 기술로 패널에 얹어 만드는 방식으로, 증착형 OLED에 비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색 재현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듀폰은 20년간 연구를 통해 기술수준이 높은 발광층과 잉크젯 프린팅 소자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기술 인수를 통해 솔러블 OLED 소재 분야의 모든 핵심기술을 확보하게 됐으며, 기존 연구개발(R&D)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LG화학은 2015년부터 솔러블 OLED 소재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본격화했으며 OLED 물질의 정공과 전자를 주입하고 전달하는 공통층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