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기업을 중심으로 그린본드(녹색채권) 발행을 통한 친환경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그린본드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환경오염 예방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수목적 채권이며 2019년에는 국내기업 11사가 약 6조400억원을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발행액이 2조4000억원이었으나 1년도 지나지 않아 2.5배로 늘어났다.
에너지·화학기업이 발행한 그린본드는 3조7100억원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으며, 특히 한국전력 등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 발행액이 2조8000억원(46%)에 달했다.
2018년에는 공공사업과 금융업을 제외한 민간기업의 그린본드 발행이 LG디스플레이의 3억달러(약 3500억원) 뿐이었으나 2019년에는 민간 에너지·화학기업의 그린본드 발행규모가 크게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이 4월 국내 화학기업 최초로 약 15억6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 그린본드를 발행한 영향이 크게 미쳤다.
당시 LG화학은 확보한 자금을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수주물량 공급을 위한 투자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한화에너지 미국법인, SK에너지, GS칼텍스 등도 잇따라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GS칼텍스는 당초 발행규모를 1000억원으로 계획한 후 투자자가 몰리면서 1300억원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발행기업들은 그린본드로 마련한 자금을 매연을 줄이는 저유황유 생산설비 건설, 대기오염 물질 저감장치 설치, 태양광 사업 개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그린본드는 민간기업에게 우대금리와 이미지 제고를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자금 조달 방식으로 주목된다.
시장 관계자는 “금융권이 주로 사용하던 자금 조달 방법이 민간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특히, 에너지·화학기업들이 친환경 사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어 그린본드 발행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단순 선언적인 수준의 사회적 책임 강화로는 역부족이란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KDB산업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그린본드 발행규모 증가는 친환경 사업 추진을 위한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데 기인한다”면서 “국내 그린본드 시장 및 국내외 친환경 사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