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과 철도운송업 등 대규모 사업장 가운데 하청 노동자의 산업재해 사망사고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제련·합금 전문기업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2월20일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에 따라 2018년 기준으로 하청 노동자 사고사망 만인율이 높은 사업장 11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2018년 도입된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는 원·하청 노동자가 함께 일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하청 노동자의 산재를 원청의 산재 통계에 통합해 관리하는 것으로 제조업, 철도운송업, 도시철도운송업의 10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청 노동자의 산재에 대한 원청의 책임감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고사망 만인율은 노동자 1만명당 사고 사망자 수이다.
하청 노동자 사고사망 만인율이 가장 높은 사업장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15.072명)였고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8.977명), 에쓰오일(5.244명), 르노삼성자동차(4.843명)가 뒤를 이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3.231명), 한국철도공사(2.823명), 삼성전자 기흥공장(2.536명), LG디스플레이(0.901명), 포스코 광양제철소(0.862명), 현대제철(0.857명), 대우조선해양(0.501명)도 포함됐다.
11개 사업장의 2018년 산재사고 사망자는 모두 17명이었고 16명이 하청 노동자였다. 산재 위험이 하청 노동자에게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에쓰오일은 온산에서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하면서 하청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청 노동자 사망사고를 원인별로 보면 질식(7명)이 가장 많았고 추락(4명), 끼임(4명)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 1명은 원인불명이었다.
11개 사업장의 원청 사고사망 만인율은 0.108명에 불과했지만 하청은 1.893명에 달했다. 원·하청 통합 사고사망 만인율은 0.961명이었다. 원·하청 통합 사고사망 만인율도 고려아연(7.746명)이 가장 높았다.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에 따라 노동부는 원·하청 통합 사고사망 만인율이 원청 사고사망 만인율보다 높은 사업장 명단을 발표하도록 돼 있다.
노동부는 하청 노동자의 산재를 줄이기 위해 원청의 산재보험료 산정에 하청 노동자의 산재를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