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가 원료의약품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국내 의약품 공급난이 우려되고 있다.
인디아는 3월3일(현지시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의약품 부족 현상을 이유로 총 26개의 원료의약품 수출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을 비롯해, 비타민, 항생제 등이 수출 제한 대상이며 전체 의약품 수출의 10%로 파악되고 있다.
인디아는 원료의약품 상당수를 중국에서 들여온 화학물질을 토대로 생산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중국산 수입이 어려워지며 원료의약품 생산에도 지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의 원료의약품 수출 제한은 국내 제약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인디아산 의약품 수입액은 2018년 2억413만달러로 전체 수입국 가운데 10번째로 많았으며 완제의약품은 5% 미만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원료의약품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인디아산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2011년 1억4043억원에서 2018년 1억9559만달러로 39.3% 급증하며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로 등극했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과 인디아산 수입을 확대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일부 중국산 원료의약품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인디아산 수입도 제한되면서 국내 제약산업이 받을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항궤양제 시메티딘은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중국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을 중단하면서 원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전량 중국산에 의존하는 일부 천연물의약품 원료를 비롯해 상당수 원료의약품의 수급 문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제약기업들은 중국, 인디아산을 대체할 수 있는 원료의약품 조달처 물색이 요구되고 있다.
일부 원료를 제외한 대부분 원료의약품은 국산과 다른 국가로부터 조달할 수 있으나 기존에 등록되지 않은 수입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려면 식약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실사가 사실상 중단돼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 원료의약품 변경으로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과제로 지적된다.
제약 관계자는 “기존에 비축한 물량으로 일정 기간 버틸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의약품 생산일정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