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유럽‧미국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위기에 처했다.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의 입국을 막고 국가간 이동도 통제하는 사실상 국경폐쇄 조치를 취하면서 물류 운송·조달 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지에 사업장을 둔 국내기업들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셧다운을 해야 할 가능성이 커서 사업장을 지키기 위한 방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배터리3사가 진출한 동유럽에서는 공장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으며 가동과 부품 수급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가정하고 단계별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폴란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헝가리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공장 내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수주 계약, 부품 수급에 직접적으로 차질이 빚어진 일은 없으나 각국의 입국·이동 제한에 따른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배터리 관계자는 “유럽 국가들이 국경을 제한하지만 화물은 예외여서 물류 이동에 큰 문제가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운송 시간이 지연되고 점차 운송 수단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물류망이 마비되는 최악의 경우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만약 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일시 셧다운이 불가피해 현지 방역당국과 협조하며 각종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산업인 완성차기업들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점도 배터리 생산기업들을 불안에 빠뜨리고 있다.
독일 최대 자동차기업인 폭스바겐(Volkswagen)이 최대 3주 동안 유럽공장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미국 포드(Ford)도 독일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하는 등 생산 중단 및 감축이 잇따르고 있다.
배터리 관계자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중국발 리스크가 점차 해소되고 있던 가운데 유럽에서 감염이 확산되며 타격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지만 언제 어떠한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가 점차 확산되면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도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추가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면 건설 일정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