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대표 후세인 에이 알 카타니)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2분기 매출이 3조451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643억원으로 적자 폭이 738억원 확대됐다. 순이익은 마이너스 669억원으로 소폭 개선됐다.
1분기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수익성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되나 적자 폭이 시장전망치인 마이너스 693억원을 137.0%나 상회함으로써 2분기에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유 4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영업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대형 정유기업들도 1분기보다 적자 폭은 줄이겠지만 적자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정유부문 매출이 2조5915억원으로 전체의 75.1%를 차지했으며 영업적자가 3587억원에 달하면서 석유화학(911억원), 윤활기유(1033억원) 부문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상쇄했다.
정유부문은 그동안 쌓여 있던 재고 부담이 커졌고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석유화학부문에서 아로마틱(Aromatics) 사업은 P-X(Para-Xylene) 공급과잉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가동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벤젠(Benzene)은 수요 부진과 중국의 높은 재고로 가격이 급락했다.
반면, 올레핀은 원료 나프타(Naphtha) 가격이 하락함으로써 PP(Polypropylene) 스프레드가 개선됐고 중국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윤활기유부문은 세계 각국의 이동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낮은 원료가격에 힘입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에쓰오일은 3분기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들이 완화되면서 정유부문의 수요가 증가하고 정제마진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윤활기유는 점진적인 수요 회복과 안정적인 원유가격으로 2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3분기 이미 계획해둔 No.1 상업정제시설(CDU) 정기보수 외에는 인위적인 가동률 조정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울산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관련 이동제한으로 회의가 불가능해지면서 진행이 더딘 상황이나 프로젝트 지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