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공세를 확대하면서 국내 3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 3사는 현재 글로벌 전기자동차(EV) 탑재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EV 배터리 사용량 누적 점유율은 LG화학이 10.5%를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했고 CATL이 10.0%로 2위, 일본 파나소닉(Panasonic)이 8.7%로 3위를 기록한 가운데 삼성SDI가 2.6%를 기록하면서 4위로 올라섰고 10위권 밖이었던 SK이노베이션도 수주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1.7%로 6위로 등극했다.
다만, 중국 CATL이 여전히 상당한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고 비야디(BYD)도 5위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유럽기업들의 공세 강화가 예고되고 있어 국내 3사가 영향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독일의 소형 배터리 생산기업인 바르타(Varta)는 최근 EV 배터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독일 정부 등으로부터 배터리셀 연구개발(R&D)에 필요한 3억유로(약 4223억원)를 지원받기로 했다.
영국 배터리 생산기업인 브리티시 볼트(Britishvolt)는 최근 영국 사우스웨일스(South Wales)에 2023년 양산을 목표로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웨일스 자치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영국에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이 건설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밖에 유럽의 기존 배터리 생산기업들도 생산량 증대에 나서고 있고 폭스바겐(Volkswagen), 테슬라(Tesla)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과 해외 배터리 생산기업의 합작법인 설립도 본격화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주요 수요기업인 폭스바겐은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와 손을 잡고 독일 잘츠기터(Salzgitter)에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국내기업들도 글로벌 완성차기업들과 합작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나 유럽의 공세가 만만치 않고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CATL은 2019년까지 글로벌 EV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주춤했던 자동차 생산과 수요가 차츰 회복되면서 하반기부터 LG화학을 꺾고 다시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다임러(Daimler)가 CATL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벤츠(Benz)는 2021년 출시 예정인 주행거리 700km의 EV 세단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하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차세대 배터리 공동 연구개발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그동안 대규모 적자를 무릅쓰고 투자를 단행했으나 경쟁이 과열되면 투자금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만, 반도체만큼은 아니더라도 배터리도 선후발기업 사이의 기술력 격차가 존재하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국내 3사가 쉽게 밀려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