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K, 반사이익 기대 … 일본, 화학소재 타격 미미하고 직접거래
미국이 반도체 수출규제를 강화하면서 관련 산업계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은 2019년 5월 미국기업들이 화웨이(Huawei)에 수출할 때 상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조치한데 이어 2020년 5월 승인 대상을 해외기업으로 확대했고 8월부터는 미국 기술과 부품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한 반도체 등 관련제품 전반에 걸쳐 화웨이에 수출할 때 미국의 승인을 받도록 규제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화웨이 납품을 중단했고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는 화학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산업은 5G(5세대 이동통신), AI(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2020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세계 제조업이 큰 타격을 받았을 때도 반도체는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 등을 기회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수준을 강화하고 SMIC 등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에 대한 규제도 추진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SMIC는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4.8%로 타이완 TSMC(51.5%), 삼성전자(18.8%), 미국 Global Foundries, 타이완 UMC의 뒤를 이어 5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반도체기업들은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함에 따라 타격을 받았으나 SMIC 제재는 확대할수록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는 주로 일본 화학기업들이 공급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화웨이 제재에 따른 타격이 2019년 7월부터 시작된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보다 약하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합성 석영, 포토레지스트용 감광성 폴리머 등 다양한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반도체 웨이퍼 표면 보호 테이프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카메라 렌즈 소재로 투입되는 COC(Cyclo-Olefin Copolymer)는 시장점유율이 50%를 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포토레지스트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쇼와덴코(Showa Denko), 우베코산(Ube Kosan) 등도 반도체용 특수가스나 PI(Polyimide)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도쿠야마(Tokuyama)는 폴리실리콘(Polysilicone) 사업과 반도체 세정공정용 IPA(Isopropyl Alcohol), 현상액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아직까지는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고 있으며 일부 영역에서 피해를 보더라도 반도체산업 자체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어 금방 상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화웨이와 직접적인 거래관계에 있던 일부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나 다른 사업도 다수 갖추고 있는 종합화학기업일수록 피해 수준이 미미하고 반도체 소재를 집중 공급하는 중견기업도 화웨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지 않다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포토레지스트용 감광성 소재를 공급하는 Toyo Gosei는 화웨이에 공급해온 반도체약품 수요가 급감했으나 다른 수요기업에 대한 대체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JCU도 화웨이 스마트폰에 도금용 화학제품을 사용한 프린트 배선판을 공급해왔으나 다른 스마트폰 생산기업들도 동일한 배선판을 채용하고 있어 타격을 만회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공급하는 간토덴카(Kanto Denka)는 화웨이와 직접 거래하지 않아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화웨이가 고립될수록 중국이 자체적인 반도체 서플라이 체인을 형성하게 돼 관련 소재 및 장치 생산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