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신학철)이 배터리 사업을 25년만에 독립시켜 확고한 세계 1위 굳히기에 나섰다.
LG화학은 10월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동관 대강당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지사업부 분할안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소액 개인주주들의 반대가 극심했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까지 반대했지만 투표 참가비율은 77.5% 가운데 82.3%의 압도적인 찬성률(총 의결권 기준 63.7%)을 기록함으로써 물적분할을 확정했다.
분사안이 승인됨에 따라 LG화학은 12월1일을 기일로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시킨다. 분할등기예정일은 12월3일로 잡혔다.
분할기업은 LG화학의 100% 자회사이고 자본금 1000억원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매출은 2019년 기준 6조7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산업 특성에 최적화한 효율적인 운영 구조를 갖추기 위해 배터리 신설법인을 출범하기로 결정했다.
신설법인 성장이 모회사인 LG화학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배터리 소재 관련 영역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물적분할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법인 출범 이후 LG화학의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다른 사업부문은 그동안 배터리 사업 투자 확대로 야기됐던 재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제조에 그치지 않고 관리, 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 운송수단(E-platform) 분야 세계 최고의 에너지솔루션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에는 현재의 13배인 매출 30조원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 관계자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대규모 투자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수주잔고가 150조원에 달해 매년 3조원 가량 설비투자를 실시하고 있어 추가 투자를 위해 상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해 신주를 발행하면 10조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LG화학은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상장에 대해 정한 바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LG화학 최고경영자(CEO) 신학철 부회장은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배터리 사업 특성에 최적화한 경영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다질 것”이라며 “분할을 통해 LG화학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