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물적분할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대림산업은 9월 이사회에서 지주사인 디엘과 건설 사업회사인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한 뒤 다시 디엘에서 석유화학 사업회사인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12월4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2021년 1월 지주회사를 출범할 예정이다.
▲지주사 중심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산업별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 추진을 위해 분할을 결정했으며, 특히 석유화학 사업을 디엘케미칼로 분할해 글로벌 상위 20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분할이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림그룹은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기타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이해욱 회장은 대림산업 지분은 없으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52.3% 보유해 대림산업을 간접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대림산업 지분은 3분기 말 기준 21.7%이고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도 23.1%에 불과해 그룹 지배력은 불안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림산업을 디엘,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하면 대림코퍼레이션은 양사 지분을 각각 21.7%씩 보유하게 된다.
대림그룹은 인적분할 후 디엘을 지주사로 만들고 디엘이앤씨를 디엘의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디엘이앤씨 지분을 디엘에 넘기고 대신 디엘 지분을 확보하는 현물출자 방식의 스왑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이 중간 지주사인 디엘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게 되면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한 이해욱 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함께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분할안 공시 전날인 9월9일 9만4900원이었던 대림산업 주가는 9월24일 7만5100원로 하락했고 이후 11월12일 기준 8만1500원을 회복했지만 공시 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대림산업이 저평가받은 요인은 화학과 건설 사업이 함께 있기 때문이 아니다”라면서 “배당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 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앞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 때와 마찬가지로 대림산업의 분할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했다.
분할 승인을 위해서는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주주가 참석한다면 대림코퍼레이션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23.1%를 제외하고 43.5%의 찬성표를 추가로 얻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림산업의 2대 주주는 12.7%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며 블랙록 등 외국인 지분도 40.6%에 달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이 빠진 분할안에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이다.
국민연금은 LG화학 배터리 사업 분할에 대해서도 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