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를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 끊임없이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구본준 고문은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며,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이다.
구본준 고문은 가치가 약 1조원으로 추산되는 (주)LG 보유지분 7.72%를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상사는 2019년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주)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한 바 있으며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를 매각하는 등 계열 분리 사전작업을 진행해왔다.
구본준 고문이 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에 나서는 것은 현재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직후에는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전자 계열의 분리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됐을 뿐만 아니라 사업규모가 커 계열 분리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주)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고 LG상사는 그룹의 해외 물류를 맡는 판토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분리로 그동안 LG전자, LG화학 등과 판토스 사이의 내부거래 비율이 60%에 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적이 됐던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계열 분리할 LG상사의 시가총액은 7151억원, LG하우시스는 5856억원으로 사업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반도체 설계기업인 실리콘웍스와 화학 소재 생산기업 LG MMA의 추가 분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상사 계열분리를 끝으로 추가적인 분리는 없고 계열분리에도 불구하고 LG그룹이 재계 4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 수는 총 70개, 자산총액은 약 136조9066억원으로 LG상사, LG하우시스와 판토스 등 관련 자회사만 계열분리한다고 가정하면 계열사 수는 60개, 자산총액은 131조1993억원 정도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본준 고문이 이끄는 LG상사 계열은 10개, 자산 5조7674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