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제품 물류가 고도화되고 있다.
화학물류 분야는 주요 수요기업인 석유화학기업들이 파인케미칼, 생명과학, 환경‧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면서 니즈가 다양해지고 있다.
수송 대상에 대한 온도 관리 기준이 높아지고 있고 수송 과정에서도 환경을 파괴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식이 고조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계기로 위생성에 대한 요구도 확대됐고 앞으로도 고도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SO탱크 컨테이너, 중국‧동남아 시장 확대
ISO 탱크 컨테이너는 국제규격에 준거한 액체화학제품 수송 도구로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육로‧철도‧해상이 복합된 일괄수송을 실현하고 물류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우위성을 살려 세계적으로 유통량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중국 무역마찰로 화학제품 국제수송이 둔화된 2019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발 경제 침체로 일부 타격을 입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SO 탱크 컨테이너는 경제성, 편의성이 우수하며 친환경적인 글로벌 액체화물 표준용기로 주목받고 있다.
안전성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품질 유지성이 뛰어나고 내부를 세정하면 장기간 반복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용기로 대체하지 않고 그대로 컨테이너선, 트럭, 철도 등 목적지까지 여러 수송 상황을 조합하는 복합일괄수송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로 다른 액체를 동시에 수송할 수 있는 2층 방식, 자동세정 타입, 라이닝 타입, 내면 특수도료 타입 등이 상업화됐으며 20-26킬로리터 용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량수송 탱커, 탱크로리, 드럼캔 등 다른 수송 용기와 역할을 분담하면서 시장에 정착하고 있다.
국제 탱크컨테이너협회(ITCO)에 따르면, 2019년 세계 유통량은 65만2350기로 전년대비 7.8% 증가했다.
1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던 2018년에 비해 둔화된 것이나 중국, 동남아 수요가 급증하면서 성장궤도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수요기업의 파인화, 고기능화에 대응하기 위한 표준 타입과 탱크로리를 대체할 수 있는 11킬로리터 및 13킬로리터 소용량 저고 타입 등도 등장하고 있다.
이밖에 내용물이 담겨 있는 상태로 탱크를 보관하거나 가온, 드럼캔과 탱크로리 조합, 세정‧유지보수 기지 신규건설 등 인프라 정비도 본격화되고 있다.
IBC, 알코올 손 소독제 성수기로 “호조”
IBC(중형용기)는 화학제품을 비롯해 의약품, 화장품, 화장실용품,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2020년 봄부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증한 알코올(Alcohol) 살균제와 손 소독용 비누 공장 내부에서 운반용으로 사용하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액체제품을 안전하고 저코스트로 수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시적인 보관 및 저장에도 유용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BC는 위험물 수송을 위한 국제 해상위험물규정(IMDG 코드)이 용량 3000리터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한 액체 및 분체용 용기이다.
1000리터 타입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드럼캔 5개 분량, ISO 탱크 컨테이너 20분의 1 수준의 중용량 수송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드럼캔에서 IBC로 옮겨담거나 탱크로리에서 스케일을 다운하고자 하는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시장에 정착했으며 최근에는 탱크야드 등 용기 내용물을 바꾸는 멀치워크스테이션(MWS)에서 사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용기 종류는 HDPE(High-Density Polyethylene)로 제조한 블로우성형 타입과 스테인리스(SUS) 등을 소재로 제조한 금속 타입으로 구분된다.
HDPE 타입은 주로 편도 수송용으로 사용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사용이 완료된 IBC를 회수한 후 리사이클하고 있으며, 스테인리스 타입은 공장과 공장 사이를 용기로 유통하고 있다.
범용화학제품 뿐만 아니라 의약품, 화장품, 화장실용품, 식품, 전자소재 분야에서 수요가 꾸준하며, 특히 2020년 4월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급증한 알코올 살균제, 손 세정제 등을 병에 충진하기 위해 공장 내부에서 충진라인까지 운반하는 용기로서도 사용량이 증가했다.
다양화된 니즈에 맞추어 핸들링이 용이한 경량 타입, 입체창고에 대응할 수 있는 저고 타입, 가온‧보온‧가압 등 기능을 부여한 특수 그레이드 등 고부가가치 타입도 등장하고 있다.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 높은 위생성을 요구하는 용도에서 내부를 연마 마감한 타입도 상업화돼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드럼캔, 화학‧식품용 수요 감소했지만…
드럼캔은 화학제품, 석유‧윤활유류, 페인트, 식품 등 광범위한 용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화학제품과 식품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 신규 드럼캔 출하량이 200리터캔 기준 1360만6173개를 기록하며 2017년, 2018년의 1400만개에서 크게 감소했다.
2015년 1357만개, 2016년 1358만개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4-9월에도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타격을 받았으나 앞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드럼캔공업협회에 따르면, 일본은 2020년 상반기 200리터 캔 출하량이 621만5905개로 전년동기대비 7.3% 감소했다.
전체 수요의 약 80%를 차지하는 화학제품용은 489만6648개로 5.5%, 석유용은 79만6449개로 16.3%, 페인트용은 31만9646개로 13.2%, 식품용은 10만6642개로 3.6% 감소했다. 기타는 9만6443개로 4.2% 증가했다.
7월에도 103만1091개로 15.7%, 8월 87만4647개로 18.4%, 9월에도 역시 102만2459개로 9.0% 줄어들었으나 9월 들어서는 감소 폭이 한자릿수로 줄어들어 회복이 기대된다.
두께별로는 상반기에 주력 타입인 1.2mm 출하량이 384만9163개로 9.0% 감소했다.
1.2×1.0mm 타입도 218만9298개로 3.5%, 1.0mm 타입은 8만9250개로 14.9%, 1.0×0.9mm 타입 역시 6만263개로 17.0% 감소했으나 1.6mm 타입은 2만7854개로 10.7% 증가했다.
최근에는 환경보호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러 번 사용한 캔을 새것처럼 만드는 기술과 스크랩 처리를 통해 새로운 철로 재생시키는 MR(Material Recycling)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있다.
플렉서블 컨테이너, 합성수지용 꾸준한 성장
플렉서블(Flexible) 컨테이너는 분립체 대량수송에 최적화돼 합성수지와 화학제품 분야에서 많은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2020년에는 중장기적으로 반복해 사용할 수 있는 런닝용 생산이 둔화됐으나 1회에서 몇번 혹은 1년 동안에만 사용할 수 있는 크로스용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일본 플렉서블컨테이너공업협회에 따르면, 일본은 2020년 상반기 런닝용 생산이 18만3180개로 5.0% 감소했다.
EVA(Ethylene Vinyl Acetate), PVC(Polyvityl Chloride)를 소재로 제조한 주력제품인 수지제는 17만6115개로 3.0%, 고무제는 7065개로 25.0% 감소했다.
용도별로는 합성수지가 증가한 반면, 화학제품, 요업토석제품, 사료, 식품, 기타는 모두 감소했다. 2019년까지 감소세를 나타냈던 제염용은 60.0% 이상 급증했다.
PP(Polypropylene), PE(Polyethylene)로 제조하는 크로스용 생산량은 142만2071개로 7.0% 늘어나며 증가로 전환됐다.
주력 용도인 합성수지, 화학제품 외에도 사료, 요업토석제품, 제염용이 모두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고 식품과 기타는 감소했다.
플렉서블 컨테이너는 생산 과정에 노동집약적인 봉제가공이 포함돼 있어 크로스용을 기준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생산제품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또 일본 가공기업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일본이 수입하는 양도 늘어나고 있다. 2019년 수입량은 6300만개로 2018년에 이어 사상 최대를 갱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20년 상반기에는 수입량이 2952만2329개로 1.9% 줄어들며 상반기 기준 5년만에 감소했다.
최대 수입국인 중국산 수입량이 2167만426개로 9.1% 감소했고 인도네시아, 타이, 필리핀산도 감소했다. 반면, 베트남산은 수입은 2019년에 이어 증가세를 계속했고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탱크터미널, 높은 수준으로 가동률 유지
일본에서는 탱크야드 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계속하고 있다.
화학제품 물동량이 많지 않아 회전율은 높지 않으나 간토(Kanto) 지역을 중심으로 탱크 대부분이 차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노후탱크의 S&B(Scrap & Build), 바스 개조, 창고 증설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반설비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탱크터미널은 액체 화학제품 제조‧유통 과정에서 일단 탱크에 저장‧보관함으로써 해운이나 육상 수송의 중계지 역할을 하고 있다.
탱커나 ISO 탱크 컨테이너 등 해상수송 진입, 탱크 보관, 로리‧컨테이너를 활용한 육상출하, 본선 하역작업, 드럼 충진 등 부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소방법 규제에 따라 보유공지 확보 등 토지 이용을 위해 탱크야드를 새로 건설하는 것을 강력히 제한하고 있다.
반면, 기존 탱크야드는 대부분 증설여력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에 탱크 신설도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계가 최근 재편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최대 메이저인 Central Tank Terminal은 2019년 4월 Takara Chemical을 자회사화했으며 2020년 4월에는 양사가 합병해 일체 운영체제를 완성했다.
NRS도 일본화물철도(JR화물)로부터 주식을 양도받아 도쿄(Tokyo) 액체화성품센터(TCC)를 자회사화했으며 Chemical Logitec으로부터 탱크‧트랜스부문의 거점인 나고야(Nagoya) 케미포트를 회사분할방식으로 양도받아 2019년 10월1일 신규기업 NRS Chemical Center를 출범시켰다.
산업계 내부에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다.
노후탱크를 대상으로 한 S&B 작업에서는 스틸제를 스테인리스로 대체하는 사례가 많으며 화학제품에 따라서는 오버스펙인 사례가 있으나 세정‧보수‧유지 등이 용이하고 범용성이 높기 때문에 하주로부터 평가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ISO 탱크 컨테이너 수송이 늘어나고 있어 탱크 컨테이너에서 탱크 로리나 IBC, 드럼 등으로 옮기는 MWS를 정비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