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시작부터 IT산업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를 놓고 미국·중국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희토류는 배터리, 영구자석 등의 원료로 투입되는 30개 정도의 원소로 자동차, 휴대폰은 물론 첨단 무기 생산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고 있다.
CNBC방송은 2월18일(현지 시각) 바이든 대통령 국가안보팀과 경제팀이 희토류, 반도체, 배터리 등의 해외 의존도 점검을 지시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방송이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전담팀은 희토류 등 첨단기술제품, 무기 등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검토하고, 특정 원자재를 특정 국가가 독과점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교역대상 변경 등을 통해 해소할 방안을 대통령에 제출하게 된다.
CNBC는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경제와 군이 중국의 수출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노력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중국은 2020년 12월 특정물자의 수출을 통제할 수 있는 내용의 수출통제법을 시행하고, 2021년 1월15일에는 희토류 생산기업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희토류 관리조례 초안을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9년 5월 장시(江西)성의 희토류 생산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미국 방산기업을 겨냥해 수출 금지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월16일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 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산기업이 입게 될 타격을 분석하려 한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10월 타이완에 무기를 수출한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언 등 미국 방산기업을 제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 다른 나라들은 즉각 타격을 입게 된다. 희토류는 중국 외에 베트남, 미국, 브라질 등에도 매장돼 있지만 채굴과정의 환경오염 등으로 현재는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1월 일부 희토류 가격이 25% 급등했다.
다만, 중국이 희토류 수출금지 카드를 꺼내면 반중 진영을 결집시키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이 2009년부터 희토류 등에 대한 수출 허가량을 40%가량 줄이고 관세를 올려 수출을 제한하자 미국, 유럽연합, 일본은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WTO는 2014년 “중국이 WTO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정했다. (박한솔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