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산업은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이슈에 대한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월15일 제3차 미래산업포럼을 열고 석유화학산업의 디지털 전환 및 탄소중립 대응력을 점검한 결과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은 딜로이트컨설팅이 8개 업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5위였고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탄소중립 역시 8개 업종 가운데 6위에 그쳤다.
석유를 원료로 하는 특성상 디지털 전환이나 탄소 절감에 제약이 많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최용호 딜로이트컨설팅 상무는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촉매 기술 외에는 별다른 혁신 필요성이 없어 디지털 성숙도가 부진한 결과로 이어졌다”며 “범용제품 위주로 생산하고 B2B(Business to Business) 거래 비중이 높은 점도 디지털 전환이 미흡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글로벌 선도 화학기업들은 디지털 역량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국내기업들도 ▲공급망 통합관리·자동화 ▲현장관리 디지털화 ▲생산 최적화 등을 통한 디지털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석유화학산업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배출 산업”이라며 “나프타(Naphtha) 원료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64%를 차지해 원료를 대체하는 것이 탄소중립 대응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나프타를 대체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으나 비용, 기술 개발 등 현실적 한계가 있어 연구개발(R&D)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석유화학산업이 친환경·고부가 중심으로 빠르고 구조재편하는데 맞추어 환경규제도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석인 산업기술대 석좌교수는 기존 법·제도와 현장의 괴리를 지적하며 “화학기업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환경규제가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 등 산업계 단체는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 확대,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등을 건의했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석유화학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는 수준으로 난이도가 매우 높다”며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제인 만큼 화학기업과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