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무지개색 천연색소를 만들 수 있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해 주목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상엽 특훈교수와 양동수·박선영 박사 연구팀이 무지개 7색 천연색소를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6월8일 밝혔다.
식품·화장품 등에 널리 사용되는 색소는 대부분 석유 화합물 기반 합성물질로 만들어져 먹거나 피부에 흡수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고 합성색소로 옷감을 염색하면서 발생하는 폐수가 전체 산업용 폐수의 20%에 달하는 등 환경오염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해 천연색소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고가의 생산공정과 낮은 수율로 실용화가 어려우며, 특히 미생물을 이용한 초록·남색 천연색소 생산은 보고된 바 없다.
연구팀은 빨강·주황·노랑 카로티노이드와 이를 확장한 7가지 무지개색을 생산할 수 있는 대장균을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미생물의 복잡한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시스템 대사공학 기술을 이용해 카로티노이드 계열 색소인 아스타잔틴(빨강), 베타카로틴(주황), 제아잔틴(노랑)을 생산했다.
비올라세인 유도체(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청보라색 색소) 계열의 프로비올라세인(초록)과 프로디옥시비올라세인(파랑), 비올라세인(남색), 디옥시비올라세인(보라)을 생산하는 대장균까지 개발함으로써 일곱빛깔 무지개 색소를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미생물 내에 존재하는 소수성 색소는 세포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세포 안에 쌓이지만 세포 수용력에 한계가 있어 소수성 색소를 일정한 양 이상으로는 생산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세포 모양을 바꾸거나 세포 내 소낭을 만들어 미생물 밖으로 소수성 색소를 분비하는 방법으로 색소를 높은 효율로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저가의 바이오매스인 글리세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천연색소를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개발한 것으로, 생산 비용을 낮추어 미생물 기반 천연색소 생산공정의 상업화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5월25일자 온라인판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