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포장재 생산기업들은 일본‧한국을 불문하고 원료가격 상승에도 판매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연포장재 생산기업들은 최근 국제유가와 나프타(Naphtha)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판매가격 인상이 시급한 상황이나 필름 수요기업인 컨버터들은 가공비 인상에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버터들은 2021년 4월 원료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인상에 나선 바 있으나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인상안 반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원료가격이 추가로 급등해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고 있다.
일본은 연포장재의 원료인 폴리올레핀(Polyolefin) 가격을 2021년 들어 3차례 인상했으며 대형 필름 생산기업도 폴리올레핀 상승을 반영해 2차례 판매가격을 올렸고 8월에도 3번째 인상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필름에 인쇄‧라미네이트‧슬리트‧제봉 등 가공해 라벨, 용기, 봉지 등으로 제조한 후 식품 생산기업에게 공급하는 컨버터들은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
컨버터들은 필름 뿐만 아니라 잉크, 용제 가격도 2021년 들어 5차례나 인상됐고, 특히 용제 코스트는 전년동기대비 50% 급등한 상황에서도 가공제품에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인상 협상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인상 폭이 10%에 그쳐 수익성 개선 효과가 미미하고 4월부터 시작했음에도 9월까지도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컨버터들은 원래 반년 혹은 1년 주기로 조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20년 동안 15번 협상을 추진했으나 절반만 성공하는 등 장기간에 걸친 관행 탓에 가격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컨버터들은 식품 유통용 포장자재와 용기를 가공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인쇄기재, 가스차단성 소재 등 2겹 이상의 복층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미세한 인쇄 실수나 제봉가공 실수도 용납되지 않아 엄격한 품질관리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요기업으로부터 부가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국내 플래스틱 가공기업들도 마찬가지로 폴리올레핀 가격 인상분을 100%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컨버터들은 더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스틱 가공기업들은 코스트 반영이 어렵자 2021년 봄 석유화학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상된 가격을 고시해줄 것으로 요구했으나 묵살됐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