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전영현)가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그동안 완성차기업과의 합작투자 없이 독자적으로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사업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북미 자동차기업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배터리 합작기업 설립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함으로써 북미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사는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투자액 및 생산능력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소 조원 단위 이상의 투자가 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삼성SDI는 울산과 중국 시안(Xian), 헝가리 괴드(God) 등 3곳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달리 미국에는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2025년 발효되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에 따라 미국에서 전기자동차 부품을 생산할 수밖에 없게 됐고 2021년 2분기부터 미국 진출을 준비해왔다.
스텔란티스는 이태리와 미국이 합작 설립한 자동차기업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기업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2021년 1월 출범했으며 크라이슬러(Chrysler), 피아트(FIAT), 마세라티(Maserati), 지프(Jeep), 시트로엥(Citroen) 등의 브랜드를 두고 있다.
2020년 기준 미국 전기자동차 판매 순위는 3위이며 2025년까지 전기자동차 전환에 약 41조원(약 300억유로)을 투자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는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과 협업을 바탕으로 전기자동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는 10월18일 북미지역에 배터리 생산능력 40GWh의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스텔란티스가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삼성SDI와도 협업하는 것은 배터리 유형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산하에 자동차 브랜드가 많아 전기자동차 배터리로 각형과 파우치형을 혼용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원통형 배터리를, 삼성SDI는 각형·원통형 배터리를 제조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 관계자들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스텔란티스로부터 각각 파우치형, 각형 배터리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CATL 역시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나 미국-중국 무역갈등과 공급망 이슈 영향으로 국내기업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