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렬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자원개발을 공공 중심에서 민간으로 전환하고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나 자원의 무기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고 현실적 한계가 상당해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이어 자동차, 배터리 보급 확대에 따라 희토류를 중심으로 광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자원의 무기화에 따라 수급 불안정성이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천연가스, 석탄 가격은 역대 최고로 폭등했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120달러 사이에서 등락함으로써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고, 앞으로 해외자원 개발을 소홀히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광물도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가 무모할 정도로 돈을 쏟아부었으나 문재인 정부는 인수한 해외자원을 헐값에 팔아치움으로써 자원 빈국에서 벗어날 길을 막아버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 글로벌 리튬 수요가 2020년에 비해 42배, 코발트는 21배, 니켈은 19배 폭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참 막막할 따름이다.
윤석렬 정부는 광물자원 확보에 있어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전략과 방향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CSIS는 2050년경 산업용 핵심 광물 수요가 현재보다 6배 증가하고 석유·천연가스를 대신해 에너지 관련 자원 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IEA의 예측을 전제로 에너지‧광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질서 있는 에너지 전환과 채굴에 수반할 수 있는 외부성을 고려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는 핵심 광물의 지형 파악이 미진하고, 핵심 광물이라는 용어가 서로 다른 시장을 같은 것으로 취급해 전략적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미국-중국 사이의 경쟁적 시각으로 대응함으로써 채굴기업과 자원국 주권, 주민 사이의 긴장을 간과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보다 넓은 시각과 종합전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광물의 종류와 확보해야 할 이유, 현재 및 미래 채굴 가능 지역, 용도, 대체 가능성을 명확히 해야 할 것도 요구했다.
CSIS는 2050년까지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배터리 및 전기 네트워크 분야가 핵심 광물 수요의 75%를 차지하고 수요의 약 50%는 구리, 25%는 니켈‧흑연, 다음으로 리튬·망간·코발트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장 자체는 밀집돼 있으나 광물에 따라 생산국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전략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구리 생산량은 칠레 40%, 페루 11%, 중국 9% 순이고, 리튬은 오스트레일리아 50%, 칠레 22%, 중국 17% 순이며, 니켈은 인도네시아 30%, 필리핀 13%, 러시아 11% 순으로 파악하고 리튬과 코발트는 수요-공급 격차가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희토류나 특정 광물은 중국이 주요 생산국이면서 가공 분야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역할을 주목하고 중국의 공급망 구축 관련 산업전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가 핵심 산업이나 앞으로는 기술 개발에 못지않게 원료 광물 확보 여부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광물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할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핵심 광물은 2050년 가치로 환산할 때 4000억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