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터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LiB(리튬이온전지) 메이저들과 배터리 소재 생산기업들은 최근 수년 동안 주요 수요처인 유럽을 중심으로 생산기지 정비를 추진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삼성SDI는 헝가리에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일본 GS유아사(GS Yuasa) 역시 헝가리에서 LiB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는 LiB 분리막(LiBS) 메이저인 도레이(Toray)가 LG화학과 헝가리에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더블유스코프(W-Scope)는 주요 수요기업인 한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투자에 맞추어 유럽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1-2025년 총 900억엔을 투자해 유럽에 분리막 성막라인 및 코팅라인 등을 건설할 방침이다.
다만, 최근에는 이미 LiB 서플라이체인이 견고하게 형성돼 있는 유럽이 아니라 미국의 동향이 글로벌 시장 흐름을 변화시키고 있다.
2022년 8월 통과된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영향으로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를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RA는 전기자동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V), 연료전지자동차(FCV) 등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할 예정이나 기존에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에서 조립된 자동차와 2023년 1월 이후 지정된 국가에서 생산한 배터리 소재 및 중요광물을 사용한 자동차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유럽 중심의 서플라이체인 재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이미 북미지역에 진출한 자동차기업들도 사용 소재 및 광물을 모두 북미산으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양상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는 2022년 8월 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25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혼다(Honda) 역시 오하이오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진행할 전기자동차용 LiB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LiB 생산기업 중에서는 파나소닉에너지(Panasonic Energy)가 2025년 3월 말까지 캔자스에 전기자동차용 원통형 LiB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캐나다 NMG와 LiB 음극재용 흑연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북미 서플라이체인 확립을 서두르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배터리 생산 투자가 본격화되며 소재 역시 설비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천연흑연을 생산하는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그룹은 기존 유럽 사업장의 뒤를 이을 해외 사업장으로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양극재를 생산하는 스미토모금속광산(Sumitomo Metal Mining) 역시 해외 생산을 검토하면서 주요 후보지로 미국을 주목하고 있다. (K)